'탄소저장고' 열대 이탄습지 산불 "2000년 만에 최고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3: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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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언스플래시)

20세기들어 '탄소저장고'로 알려진 열대 이탄습지에서 발생한 산불이 2000년만에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엑서터대학 유완 왕(Yuwan Wang) 박사 연구팀은 1900년~2000년 사이에 발생한 산불의 횟수가 서기연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중앙·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오스트랄라시아 지역 이탄층에 남아있는 숯(탄화물) 기록을 분석해 서기 2000년 기간 발생한 산불 이력을 복원했다.

연구에 따르면 열대 이탄습지 산불은 오랜기간 기후조건, 특히 가뭄의 지속성과 강도에 따라 좌우됐으며, 지난 1000년동안은 오히려 산불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20세기들어 산불은 급격히 늘어났다. 연구팀은 "자연적 기후요인만으로는 이같은 변화가 설명되지 않는다"며 "인간활동의 영향이 결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산불 증가세는 특히 동남아시아와 일부 오스트랄라시아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농업을 위한 이탄지 배수, 산림 개간, 개발용 토지전환 등으로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불이 쉽게 붙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남미와 아프리카의 외딴 이탄습지에서는 산불이 비교적 크게 늘지 않았다. 다만 왕 박사는 "인구 증가와 농업·인프라 확장이 이어질 경우 이들 지역에서도 산불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탄습지는 '지하 탄소저장고'로 불릴 만큼 막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고, 전세계 산림 전체보다 더 많은 탄소를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탄지가 불에 타면 대량의 탄소가 대기로 방출돼 기후변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왕 박사는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대규모 탄소 배출을 막기 위해서는 이탄습지 보호가 시급하다"며 "보전 정책과 지속가능한 자원관리, 생태계 복원을 병행해야 하며, 이는 국제적 협력과 대규모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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