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팜유, 커피, 축산가공 가격상승 불가피
한국타이어와 넥슨타이어가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유럽연합 산림벌채규정(EUDR)'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제프리스 파이낸셜그룹은 EUDR이 오는 12월 30일부터 실행되면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무와 팜유, 커피와 같은 원자재, 소고기같은 축산가공품 생산분야가 주요 표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UDR은 해외에서 수입되는 상품이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한 것이다. EU는 산림파괴를 최소화하고 온실가스 배출 및 생물다양성 손실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세계 최초로 EUDR 실사법을 통과시켰다. EU는 이 법을 통해 전세계 산림벌채 10%를 중단시키고, 연간 최소 3200만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30일부터 법이 실행되면 EU에 상품을 수출·판매하는 기업들은 자사 상품이 신규 산림파괴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사 선언서'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 회사 공급망 차원에서 산림파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줘야 하는 것이다. 단, 소규모 기업은 6개월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규정 범위가 너무 넓고 관리 인프라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EUDR 시행시기를 연기해줄 것을 EU에 요청했지만 EU는 예정대로 법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서 목축을 하거나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곳이 EUDR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팜유, 커피, 고무 그리고 축산업 등이다. 법이 시행되면 해당 기업들은 생산지 위치정보와 위성사진 그리고 인권 및 생산지 주민권리 보호여부 등 여러 정보가 담긴 '실사 선언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일 '실사 선언서'가 EUDR 요건에 충족되지 않으면 EU 27개국 전역에서 상품 판매가 중단된다. 또 판매중 규정을 위반하면 EU 역내 매출의 최소 4%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제프리스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와 넥센타이어 등 한국 기업들과 DN오토모티브, 쿠알라룸푸르 케퐁 버하드, 골든-아그리 리소스, 달링 인데스티뉴먼츠, SD 거스리 베르하드 등은 EUDR 실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지목했다. 해당 기업들은 팜유, 고무 생산을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법 시행까지 앞으로 4개월밖에 남지 않아 EUDR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8월초 뉴욕거래소에서는 EUDR이 시행되면 커피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12월 계약 선물 가격이 2022년 1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폭등했다. 또 올 7월에는 미국 제지업체들이 EUDR로 인해 기저귀, 생리대 및 기타 위생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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