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남쪽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은 대지진이 발생할 전조현상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본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9일 일본 공영방송 NHK는 전날 오후 4시 43분께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해 최소 12명이 다치고 가옥 2채가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지진 발생 후 규슈 미야자키현·오이타현·가고시마현과 시코쿠 고치현·에히메현 등지에는 지진해일(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 높이 5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이번 지진으로 규슈 지역을 달리는 고속열차 운행과 미야자키 공항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또 일부 기업은 미야자키 공장 가동을 한때 중지했다.
이번 지진에 대한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보다 큰 지진의 전조에 불과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5시 30분부터 '남해 해구(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임시 정보를 내고 "평소와 비교해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거대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거대지진 주의는 난카이 대지진 상징 진원 주변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는 등 주의가 필요할 경우 발표된다.
난카이 트로프는 일본 시즈오카현 쓰루가만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 깊이 4000m 해저에 위치해 있는 해구로, 지구 지각의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환태평양 조산대, 일명 '불의 고리' 중 하나다. 이 지역은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한다. 앞서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일어난 대지진은 1944년 도난카이 지진과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으로 규모는 각각 7.9와 8.0이었다. 규모 8.0 이상 지진은 일반 건물에 부분적 붕괴를 일으키고 사람이 서있을 수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트로프에서 향후 30년 내로 규모 8~9의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70~80%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한 곳이 아닌 여러 지역에서 지진이 동시다발 발생할 수 있고, 최대 32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대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1만5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던 '동일본 대지진'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난카이 트로프에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어 난카이(남해) 외에도 도카이(동해), 도난카이(동남해) 지진이 동시에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토대 방재연구소 니시무라 타쿠야 교수는 "축적된 에너지가 한번에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난카이 트로프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에너지가 한 번에 터진다고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하면 32만여명에 달하는 사상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향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방재 대응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일본 기상청은 "대규모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평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강한 흔들림이나 높은 해일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기간에 반드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고 알리는 것은 아니다"람며 "일주일 이내에 규모 7급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규모 8급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0.5%"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