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밀폐되지 않은 형태의 구조물에서도 소음만 막아낼 수 있는 새로운 방음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연구팀은 구조물의 틈새나 개구부를 통한 열 교환과 공기 흐름을 자유롭게 허용하면서 소음은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신개념 음향 메타물질 '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물질은 음향 임피던스를 원하는 값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음향 인피던스란 공기나 물처럼 소리가 전파되는 매질이 가진 고유의 음향학적 특성으로, 일반적으로 매질이 정해지면 원하는 값으로 자유롭게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연구팀은 복소 임피던스 타일이 소리가 경계면에 부딪혀서 반사될 때 반사되는 소리의 크기뿐만 아니라 방향까지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방음 기술이 구조물 벽면에서 소리를 흡수만 하던 것과 달리, 소리의 방향까지 조절해 소리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구조물 내에 가둬진 채로 줄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제작한 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적용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리를 90% 이상 저감할 수 있었다"면서 "구조물 내벽에서 소리를 흡수하는 것보다 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사용했을 때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리를 더 큰 폭으로 저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방음·흡음 소재는 소리의 반사율을 낮추고 흡수율을 높이는 형태로, 완벽한 방음을 위해선 밀폐된 구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음 구조는 녹음실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된 타일을 활용하면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미래 기술인 항공 택시, 드론과 같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중이다.
전 교수는 "복소 임피던스 타일은 개구부나 틈새를 막지 않으면서도 소리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으며, 얇은 두께를 갖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을 갖는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헤어드라이기, 청소기 등 전자제품부터 향후 UAM까지 다양한 시스템에 활용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계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메카니컬 시스템 앤 시그널 프로세싱' 3월 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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