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선에 도전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 대한 전세계 이목이 쏠리면서 기후정책의 변화에 대해서도 현지언론들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ABC뉴스, 유로뉴스 등 미국 매체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권을 잡았을 경우에 기후변화 대응계획이 바이든정부 때보다 훨씬 강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스는 기후변화가 저소득층 지역사회와 유색인종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프레임워크인 '환경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9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해리스 부통령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환경규칙과 법률을 저소득층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평가해 우선시할 수 있는 '기후평등법안'(Climate Equity Act)을 제출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은 대부분 기후 취약지대에 거주한다. 홍수가 자주 일어나는 저지대나 고속도로 혹은 발전소 인근, 오염된 토지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기후재해가 발생했을 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해리스가 제출한 '기후평등법안'에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새로운 법률이나 규정, 연방투자를 결정할 때 기후위기에 취약한 저소득 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 분석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회예산국에 기후 및 환경 형평성 사무소를 설립해 의회에 보고된 환경관련 법안이나 결의안을 모두 분석하도록 하며, 관리예산국에 기후 및 환경정의 책임사무소를 설치해서 저소득 지역사회의 환경과 기후규제 비용을 측정하고 투자에 대한 이익공유 그리고 이들의 의견이 규제 제정 과정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였다.
또 지난 2019년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해리스 부통령은 약 10조달러(약 1경4000조원) 규모의 기후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해리스는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기 위해 향후 10년간 10조달러의 공공 및 민간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기후법안에 포함된 연방 예산은 1조6000억달러(약 2000조원)인데, 이를 훨씬 웃돈다. 뿐만 아니라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오염 수수료'를 제정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연방 보조금의 종료도 약속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셰브론, BP, 코노코필립스, 필립스66 등 석유·가스 회사들을 상대로 환경오염 소송을 진행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의 합의금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또 알리소 캐년 천연가스 시설에서 메탄이 누출되자 서던 캘리포니아가스를 고소했고, 2007년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소송을 맡아 4400만달러(약 600억원)의 합의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해리스는 2020년 기후변화에 관한 CNN 포럼에서 프래킹과 해상 시추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정부 소유의 토지에서 화석연료 산업을 하지 못하도록 임대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프래킹이란 화학약품을 혼합한 액체를 고압으로 분사해 암석을 깨트리고 셰일가스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환경단체들은 지하수 오염을 우려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프래킹은 앞으로 미국 대선의 중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에도 해리스는 "환경범죄는 가난하고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에 대한 범죄"라며,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지지하고 기후위기를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힘에 따라, 환경규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대응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기후단체들은 기후위기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해리스에 대해 지지표명을 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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