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아이' 없앤다…오늘부터 병원에서 직접 '출생통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19 13:49:21
  • -
  • +
  • 인쇄
▲출생통보 및 보호출산제 시행 관련 브리핑(사진=연합뉴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의료기관에서 태어나는 아동들의 출생 사실과 관련 정보가 지방자치단체에 자동으로 등록된다. 지난해 6월 발생한 수원 영아 사망사건과 같이 아동의 출생등록 누락 사례를 막고, 국가가 모든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다.

보건복지부는 출생통보제와 위기 임신 지원 및 보호출산제를 19일부터 동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아동의 출생사실과 생모의 성명, 출생 연월일시 등의 정보를 출생 후 14일 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하고, 심평원은 다시 지자체에 통보하는 제도다. 지난 2021년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출생아의 99.8%가 의료기관에서 출생하는만큼, 출생통보제를 통해 대부분의 출생아를 공적체계에 등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생정보가 지자체에 통보됐으나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신고 의무자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지자체는 출생신고 의무자에게 7일 이내에 아동의 출생신고를 하도록 통지하고 이후에도 신고가 이뤄지지 않거나 의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자체적으로 출생을 등록한다.

▲출생통보제 흐름도(사진=보건복지부)

출생통보제가 시행되면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이 공적체계에서 보호받게 된다. 다만 임신과 출산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를 꺼려하는 일부 위기임산부들이 의료기관 밖에서 출산하고 유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간 100여명의 유기 아동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출생통보제와 함께 보호출산제를 시행한다. 보호출산제란 위기임산부가 불가피한 경우 가명과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관리번호 등으로 의료기관에서 산전 검진과 출산을 하고 출생통보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상희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임산부 입장에서 마지막 수단이 되도록 보호출산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한다"며 "출생통보제가 도입되면 막다른 길에 몰린 임산부가 병원을 피하게 될 우려가 많기 때문에 보호출산제를 동시 시행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많았다"고 동시 시행 이유를 설명했다.

복지부는 위기임산부가 보호출산을 결정하기 전에 최대한 원가정 양육을 결정할 수 있도록 맞춤형 상담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전국에 16개 위기임산부 지역 상담 기관과 1308 상담 전화를 운영한다. 위기임산부가 상담 이후에도 보호출산을 원하면 지역 상담 기관은 △보호출산 절차와 친권 상실 등 법적 효력 △자녀의 알 권리와 알 권리가 충족되지 못할 때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 자녀의 권리 등에 대해 다시 상담한 뒤 보호출산 신청을 할 수 있다.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 제도 체계(사진=보건복지부)

아이가 보호출산으로 태어나면 임산부는 최소 7일의 원가정 양육 숙려 기간을 거친 후 지자체 아동보호 전담 요원에게 아동을 인도할 수 있다. 아동을 인도받은 지자체는 입양 등의 보호를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보호출산 신청시 임산부의 이름, 연락처, 보호출산을 선택하기까지 정황 등을 작성해야 한다. 작성된 서류는 아동권리보장원에 영구 보존되며, 보호출산을 통해 태어난 사람은 성인이 되고 난 후에, 또는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아 해당 서류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 단 생모의 인적 사항은 생모 동의 여부에 따라 공개된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도 강화한다. 위기임산부가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한부모 가족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19일부터 소득 기준이 폐지된다. 한부모 가족시설은 전국에 121곳 있으며 시설에서는 안전한 출산 지원, 입소자 상담·치료·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한부모가족의 양육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는 기준 중위소득 63% 이하 한부모 가구에는 자녀당 월 21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한다. 기준 중위소득 65% 이하 청소년 한부모 가구에는 월 35만원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취업 지원을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직업교육훈련·여성인턴 과정 및 폴리텍대학 전문기술과정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상담기관 운영에 2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제도 시행을 위해 총 5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김 정책관은 "보호출산 산모 대상 의료비 지원 예산이 3억원, 숙려 기간 중 지원 비용이 4억2000만원 등으로 준비했다"며 "향후 보호출산 신청 추이와 위기 임산부들의 수요를 파악해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령 어려진 열대우림...탄소저장공간 1억4000만톤 사라져

열대지역 나무들의 수령이 어려지면서, 숲에 저장돼있다 방출된 탄소가 1억4000만톤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독일 GFZ헬름홀츠 지구과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