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다리를 다친 동료 개미를 진단하고 심지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까지 진행하는 등 의료행동을 하는 것이 발견됐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에릭 프랭크 교수연구팀은 3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서 플로리다 왕개미가 동료 개미의 다친 다리를 진단하고 소독하거나 절단하는 등 정교하게 치료하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치료효과를 실험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치료받은 개미의 생존율이 아무런 처치도 받지 않은 개미보다 월등히 높았다"며 "동물계에서 이처럼 상처를 체계적으로 진단해 절단 치료를 하는 사례는 이번이 유일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지난 5월 인도네시아의 한 오랑우탄이 약초를 짖이겨 자신의 상처에 바르는 등의 치료 행위가 확인된 바 있지만, 절단같은 고난도 수술행위가 발견된 것은 여지껏 없었다는 것이다.
개미의 치료행동은 이미 발견된 적이 있다. 프랭크 교수연구팀은 지난해 스위스 로잔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사는 마타벨레 개미가 상처의 감염 여부를 구분해 체내 분비 항생물질로 환부를 덮어 치료하는 사례를 발견해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플로리다 왕개미는 항생물질 분비샘이 없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진단한 후 입으로 상처 부위를 세척만 하거나 세척 후 다리를 완전히 절단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들은 넓적다리마디(대퇴부) 열상의 경우 상처가 난 다리를 입으로 씹어 완전히 절단했으나, 종아리마디나 발목마디 부상은 상처 부위를 세척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가 상처 부위에 따른 감염 위험을 정확히 구별해 치료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넓적다리마디에 부상을 입은 개미의 생존율은 40%, 종아리마디, 발목마디 부상은 15% 미만인데, 치료를 받은 경우 생존률이 각각 90%, 75%로 비약적으로 올랐다.
프랭크 박사는 "개미가 상처를 진단하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은 인간에 필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의료체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미의 행동이 나이에 따라 변하지만 치료 행동 학습에 대한 증거가 없는 점을 볼 때 이런 치료 행위는 다른 개미의 행동을 학습하는 것이 아닌 타고난 본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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