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이 28일 공개한 '2023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기의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27.6ppm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농도다. 이번 이산화탄소 농도관측은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이뤄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반도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2022년보다 2.6ppm 증가한 427.6ppm으로 측정됐다. 이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에서 발표한 2023년 전지구 평균 419.33ppm보다 8.27ppm이나 높다. 전지구의 농도 역시 전년보다 2.8ppm 증가했는데, 한반도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보다 더 높다. 배경농도는 인간활동에 영향받지 않은 자연환경에서 측정한 것을 말한다.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가스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대기에 100년 이상 잔류한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으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폭이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이산화탄소 농도는 연평균 2.5ppm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2003년~2012년 연평균 증가세 2.2ppm보다 더 크다. 게다가 최근 10년간 전지구의 연평균 증가세 2.4ppm보다 한반도 농도 증가폭이 더 높다.
기상청은 "이산화탄소 배경농도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또다른 온실가스인 메탄, 아산화질소, 육불화황 등의 배경농도 역시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2023년 안면도의 메탄 농도는 2025ppb로 전년보다 14ppb 증가했고, 아산화질소는 33.8ppb, 육불화항은 12.2ppt로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또다른 기후변화감시 요소들인 에어로졸 광학깊이(AOD)와 에어로졸 총수 농도,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입자상 물질(PM10) 등은 다소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산성비 농도는 점차 옅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2023년 강수의 산성도는 4.9~5.6으로 4.4~4.7로 분포했던 2007년 이후 깨끗한 강수의 산성도를 나타내는 5.6에 점차 가까워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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