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후소송 2600여건…기업 클라이밋 워싱도 '몰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7 16:26:37
  • -
  • +
  • 인쇄


지난해까지 전세계에서 제기된 기후소송이 2600여건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소송은 230여건으로 전체의 8.8%에 달했다.

런던정치경제대(LSE) 산하 그랜덤 기후변화 및 환경연구소는 전세계 기후변화 소송통계와 동향을 담은 '기후변화 소송 경향:2024 스냅샷'을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그랜덤 연구소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전세계 기후소송 경향과 주요 사례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기후소송은 최소 50여개국에서 2666건이다. 이 가운데 70%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제기됐다. 국가별 소송건수에선 미국이 1745건으로 가장 많았다. 영국과 브라질, 독일 등이 그 뒤를 이어졌다. 정부대상 소송 대부분은 패소했지만, 일부 승소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유럽인권재판소(ECHR) 판결이다. 스위스 여성노인들이 제기한 이 기후소송에서 재판부는 "스위스 정부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 지난해 8월 미국 몬태나주 법원에서도 주(州)의 화석연료 정책이 청소년의 환경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하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기업 대상 기후소송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233건 제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40건이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후위기를 고려한 것처럼 홍보하는 '클라이밋 워싱' 일명 그린워싱 관련 소송이다.

지난해 뱅가드인베스트먼트는 '윤리적인 고려를 하겠다'는 뜻으로 'Ethically Conscious'라는 문장을 이름에 넣은 금융상품을 홍보했다가 실제 투자 집행 내용과 다르다며 소송을 당했다. 이에 대해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 3월 "피고가 대중을 오도할 수 있는 행위에 관여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탄소배출로 인한 피해 책임을 기업에 묻는 '오염자 부담' 소송은 30건으로 클라이밋 워싱 다음으로 많았다. 보고서는 이후 기업의 지배구조나 이사 및 임원을 대상으로 한 소송과 ESG보고서 로드맵 불이행 등 소비자 기만 관련 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도 기후리스크를 재무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을 문제삼는 'ESG 반발소송', 기후변화 대응정책의 영향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의로운 전환소송', NGO나 주주를 대상으로 한 소송 등이 있다.

매년 전세계 기후소송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3년 한해동안 제기된 기후소송은 230여건으로 2022년 270건보다 40건 줄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세계 최대 기후 소송국' 미국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확대되고 화석연료 인프라 신규 건설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여러 소송을 동시에 제기하는 것보다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전략적 소송이 집중되면서 전체 소송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