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멸 책임져라"...태평양 섬나라들 선진국 상대 '기후소송'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1 12:15:58
  • -
  • +
  • 인쇄

기후위기로 '국가소멸'에 직면한 태평양 섬나라들이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들을 상대로 기후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하마, 투발루, 바누아투, 앤티가바부다 등이 속한 기후변화와 국제법에 관한 소도서국위원회(Commission of Small Island States on Climate Change and International Law, COSIS) 국가들은 해양환경에 흡수된 온실가스 배출을 오염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여부를 국제해양법 재판소(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the Sea, ITLOS)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들이 소송에 나선 이유는 바다가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바다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의 25%를 흡수하고, CO2 배출로 인한 열의 90%를 포집하며, 전세계 산소의 절반을 생산한다. 따라서 유엔해양법 협약에 따라 해양오염을 예방, 감소 및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COSIS가 승소하면 기존 유엔해양법 협약에 탄소배출량 감축과 이미 CO2 오염으로 손상된 해양환경보호 등의 의무가 포함될 전망이다. COSIS는 "이번 소송으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배출량 감축에 대한 지침을 각국에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쿠세아 나타노(Kausea Natano) 투발루 총리는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해 우리 땅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위협을 받고 있다"며 "기상이변은 해가 갈수록 그 횟수와 강도가 심해져 기어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인프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 및 연안 생태계 전체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산성화되는 바다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타노 총리는 "기후변화로 국민들이 명백한 불의를 겪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법원과 재판소가 이러한 불의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투발루 수도 푸나푸티(Funafuti)는 2050년까지 절반가량 침수될 전망이다. 

다만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각국이 자체적인 행동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COSIS 수석변호사 페이암 아카반(Payam Akhavan)은 "기온이 1.5℃ 상승하면 치명적인 기후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유지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소송은 국경을 초월한 피해의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유독성 굴뚝이 국경을 넘어 대기중으로 CO2를 뿜어내는 것과 바다에 배출하는 것에 차이가 뭐냐"고 반문했다.

아카반 변호사는 "우리 국가들 중 일부는 한 세대 안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될 것이고 많은 국가들이 결국 바다에 잠길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남아있을 때 주요 배출국들의 행동을 강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수자원공사, SK하이닉스와 PPA 체결...6월부터 수력에너지 공급

한국수자원공사가 SK하이닉스에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전력거래(PPA)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30일 SK하이닉스 이천

"현대차, 배출량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으로 95%까지 추적 가능"

"현대차는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95%까지 추적할 수 있다."홍성준 현대자동차

기후/환경

+

벌써 폭염 찾아온 유럽...英은 역대 최고 봄 기온

유럽이 벌써부터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영국은 봄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일(현지시간) 영국 기상청은 올해 1분기 평균 기온이

유럽 30개국 중 군사 탄소중립 목표 설정 국가는 달랑 2곳

유럽 30개국 가운데 군사 부문에 대한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명시한 국가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단 2곳뿐이다. 유럽 전역에서 약 3분의 1만 군사

"이재명 정부는 기후정부여야 한다"...녹색전환硏, 10대 과제 제시

4일 오전 6시 21분부터 공식 출범한 이재명 정부를 향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닦아야 할 '기후정부'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

'환경의 날 기념식' 28년만에 韓 개최...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유엔환경계획(UNEP)가 주최하는 기념행사가 4~5일 양일간 제주도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UNEP 공식 행사가 열리는 것은 1997년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온실가스 3100만톤'...'기후비용' 누가 책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롯한 전쟁이 민간인 학살 및 인권침해 문제와 더불어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레데

올여름 한반도 바다 1℃ 상승 전망…"생태계 파괴 가속화 우려

올여름 우리나라 연안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약 1.0℃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 파괴와 이상기후로 이어질 수 있다.해양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