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이 25~50%에 달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처럼 대유행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 국장이 최근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전 CDC 국장은 지난 14일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해 "일어날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될 때 치사율이 코로나19와 비교해 "상당하다, 아마 25~50% 사이의 사망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가 포유류를 감염시키고 이 과정에서 진화함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 효율적으로 퍼지는 데 필요한 돌연변이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일부 신종플루에서는 약물에 내성을 갖는 돌연변이도 발견됐다"고 경고했다. 다만 아직까지 포유류 집단에서 유행하는 조류인플루엔자에서 약물 내성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3년 초부터 지난 4월 초까지 세계 23개국에서 889건의 인간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환자 가운데 463명이 사망해 52%의 치명률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치명률이 0.6%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셈이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경향성을 가지게 되려면 5개 아미노산의 핵심수용체가 바뀌어야 한다. 만약 수용체 변이가 일어나게 되면 이후로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대유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올해 총 3명의 농부가 젖소를 통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멕시코에서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H5N2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50대 남성이 일주일만에 사망하기도 했다. 다만 멕시코 당국은 이 확진자가 만성질환에 따른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H5N2 감염과 사망 원인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앞서 WHO도 H5N1이 포유류 집단에 퍼지기 시작하면 확산 위험이 그만큼 증가하고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이뤄질 정도로 바이러스가 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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