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여름이면 극성을 부리는 '러브버그'도 일찍 출몰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원이나 등산로 곳곳에 시커멓게 무리지어 있는 러브버그떼를 봤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 커뮤니티인 '맘카페'에는 "방충망에 러브버그가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환기를 못하겠다", "문을 나서기가 두렵다", "집에 온 아들 옷에 러브버그가 붙어와서 깜짝 놀랐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X(옛 트위터)에서는 "산책 나갔다가 몸에 러브버그 한 500마리는 붙이고 귀가함"이라는 경험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여름철이면 나무가 많은 숲이나 가로수가 있는 주택가 등에 집단으로 몰려 짝짓기를 한다. 일반적인 파리와 달리 암수가 함께 꽁무니를 딱 붙인 채 다녀 혐오스럽게 보이지만 외견과 달리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돕고 유충은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등 익충이다. 또 짝짓기 시기가 끝나면 수컷은 3~4일, 암컷은 일주일 안에 죽고,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한다. 러브버그는 살충제 대신 물을 뿌리면 퇴치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러브버그 출몰시기가 지난해보다 더 빨라졌다. 시민과학플랫폼 '네이처링' 기록을 살펴보면 올해 러브버그가 처음 관찰된 시기는 지난 2일 인천 부평구에서다. 3일에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관찰됐다. 지난 2020~2023년까지 6월 13~23일 사이에 출몰했던 러브버그가 올해는 10일 이상 빨라진 것이다.
모기 등장시기도 빨라졌다. 서울시 모기예보제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모기 활동지수는 2일~15일까지 2주 연속 가장 높은 수치인 100을 기록했다. 이는 야반에 한곳에 정지상태로 10~15분 이상 머무르면 최소 5마리 이상의 모기한테 흡혈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모기 활동지수가 65.6인데 비해 올해는 약 1.5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벌레들의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는 원인으로 '온난화 현상'을 지목했다. 변온 동물인 곤충은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면서 생태도 함께 변하는데, 기온이 높아지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즉,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벌레의 출현 시기는 물론 활동 시기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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