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온·강수량 예년보다 높아질 전망
역대 3번째로 강력했던 엘니뇨가 점차 쇠퇴하면서 올 하반기 라니냐가 본격 도래할 예정이지만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온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 현상이 종료될 조짐을 보인다"며 "올해말 라니냐 현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WMO 예측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안에 엘니뇨가 소멸하고 라니냐가 도래할 가능성은 오는 6∼8월에 50%, 7∼9월엔 60%, 8∼11월에는 70%에 달할 전망이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라니냐는 그 반대 현상이다. 이에 따라 엘니뇨가 나타나는 해에는 역대급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엘니뇨가 닥쳤던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월평균 최고기온을 경신해왔고,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해'로 기록됐다. 지난해 발생한 엘니뇨는 1997~1998년, 2015~2016년에 발생했던 엘니뇨에 이어 3번째로 강력한 엘니뇨였다.
반대로 라니냐는 '냉각효과'를 통해 기온상승을 일정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WMO는 인간이 유발한 온난화가 라니냐의 냉각효과를 상쇄하면서 여전히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 배럿 WMO 사무차장은 "지구가 열을 가둬두는 온실가스로 계속해서 뜨거워질 것이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한 장기적인 기후변화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2023년 드물게 3년간 지속된 '트리플 딥' 라니냐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9년간 관측사상 지구 평균기온은 가장 높았다. 또 라니냐가 닥친 해였음에도 2020년은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3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라니냐가 발생하는 전환기에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상청 기후예측모델은 오는 6~8월 모두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91~94%로 예측했다. 7~8월 강수량도 예년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예측이다.
기상청 한 관계자는 "엘니뇨·라니냐가 벌어지는 태평양 외에 인도양과 대서양은 고온이 유지되면서 7~8월 남쪽에서부터 수증기 유입이 증가하고, 우리나라 북서쪽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해 강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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