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소리를 느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오디오 박물관이 국내에서 개관한다.
오는 5일 개관하는 '오디움'(Audeum)은 소리(Sound)와 오디오(Audio) 시스템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1877년 유성기 발명 이후 150년간의 오디오 발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 및 전시하는 전문 사립박물관인 이곳은 KCC 창업주 고 정상영 명예회장의 유산과 KCC 정몽진 회장이 출연한 사재로 건립됐다.
오디움은 공식 개관에 앞서 지난 5월 3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동욱 국회의원, 전성수 서초구청장, KCC 정몽진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열었다. 이날 개관식에는 오디움을 설계한 일본의 건축가 쿠마 켄고(Kuma Kengo), VI(Visual Identity) 디자인을 맡은 하라 켄야(Hara Kenya)도 참석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오디움은 연면적 224,246㎡,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로 세계적인 일본의 건축가 쿠마 켄고에 의해 디자인된 국내 최초의 건축작품이다. 밝은 알루미늄 파이프 2만 개가 수직으로 건물을 감싸, 빛과 그림자가 마치 숲에 스며드는 효과를 내면서 도심 속 자연을 표현했다.
오디움 내부의 전시실 벽은 나무로 단차를 두어 흡음력을 높였다.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사의 대표 오디오 시스템 중 하나인 '미러포닉'(Mirrorphonic)이 전시된 지하 2층 라운지 공간은 청음에 유효한 패브릭(Fabric)을 자재로 사용해 '플라워' 형태의 공간을 연출했다. 이는 대형극장용 오디오 '미러포닉'의 음향을 부드럽고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오디움 VI(visual Identity) 디자인을 맡은 하라 켄야는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인 스피커 형태를 이미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의 심벌마크'를 표현했다. 정문에 설치된 조형물은 물론, 오디움 사이니지, 웹사이트 등에 심벌을 사용했다. 특히 웹사이트에는 소리를 시각화한 장치들을 사용했는데, 일본의 '헤이마'(Heima)그룹이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첼로 연주곡'과 스피커 모양의 오디움 로고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소리의 매력을 전해준다.
저명한 미술가인 이용백 작가는 "오디오의 역사는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반비례한다는 말이 있다"며 "오랫동안 수집돼온 낡은 스피커에서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면 믿겠는가? 관객들은 여러 번 놀라게 될 것이다. 컬렉션에서, 건축에서, 디자인에서, 마지막으로 향기 있는 진한 소리에서"라고 오디움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오디움 전시실은 19세기 축음기와 뮤직박스, 1920년대부터 60년대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 등 다양한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개관전 '정음(正音): 소리의 여정'에서 선보이는 소장품은 오랜기간 전문가의 확인 및 검증 작업을 거쳐 선별됐다.
2층과 3층 전시실에서는 오디오시스템을 통해 웅장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다. 라운지는 약 10만장의 희귀 LP가 전시돼 있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또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기념품 숍과 강당, 교육실 등 여러 문화공간도 갖추고 있다. 주최측은 "향후 오디움은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디움은 매주 목요일~토요일 3일간 문을 열고 일요일~수요일까지 4일간은 전시품 정비를 위해 휴관한다. 오래된 빈티지 제품들이다보니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영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오디움은 전시관람이 시간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만 관람할 수 있고, 전문 도슨트를 통해 오디오의 역사와 소리의 세계에 대해 흥미롭고 다채로운 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오디움 관계자는 "오디움은 세계 최초의 오디오 뮤지엄으로서 국내외의 오디오파일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빈티지 오디오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찾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디오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많은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디움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서전문화재단법인은 소리와 음향을 통해 문화 예술을 향상시키며 예술가, 아티스트, 청소년 그리고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개개인과 단체를 지원하는 공익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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