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간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 대표가 올초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이브 측과 민 대표 측의 주장이 엇갈려 논란의 불길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 2월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주주간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다. 시기상 하이브와 민 대표간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으로 갈등을 벌인 이후다.
소속 가수의 전속계약권은 가요 기획사 운영에 있어서 핵심 자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통상 주요 엔터사는 전속계약과 관련한 안건은 이사회 동의를 거치도록 한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본인과 측근 신모 부대표·김모 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민 대표가 이사회를 장악한 상태여서 이사회 차원에서 전속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다만 현재 구조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하면서 소속 가수 이탈을 제지할 수 있다.
하지만 민 대표 측 요구를 수용하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모회사인 하이브의 관여없이 민 대표 단독으로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어도어 소속 가수는 뉴진스 한팀만 있기 때문에 계약 해지시 어도어는 가수없는 기획사가 돼버린다. 이에 하이브는 이 제안이 무리하다고 보고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요구는 지난달 25일 어도어 감사 중간결과에서 공개된 민 대표의 '어도어는 빈껍데기가 됨' 대화록과 상통한다는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당시 중간감사 결과에 따르면 민 대표 측근 A씨는 문자(카카오톡)를 통해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하이브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주주간계약 비밀유지 의무 등에 따라 해당 이슈에 대해 사실여부를 밝힐 수 없다"며 "본사에서 정식으로 공개한 자료는 없다"고 일축했다.
민 대표 측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었다"며 '경영권 탈취 의혹'과 해당 요구를 연결짓는 것에 선을 그었다.
민 대표 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 민 대표는 박지원 최고경영자(CEO)와의 회의에서 전속계약과 외부용역사 선정을 포함한 중요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2월에 이에 대한 요청 사항을 담은 주주간계약 수정본을 하이브에 전달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는 얼마전 경영권 탈취라고 주장하는 부대표의 카카오톡을 공개했다"며 "해당 카카오톡은 4월 4일의 내용으로, 전속계약 권한 요구와는 시기도 맞지 않고 관련도 없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렇게 주주간계약 협상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면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 대표 측은 이날 오전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의 '경영권 찬탈 주장'에 대해 세세하게 반박했다. 특히 문제의 발단으로 여겨졌던 풋백옵션 배수 30배 요구에 대해 "차후 보이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이라며 "여러가지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던 주주간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제안 중 하나일 뿐, 협상 우선순위에 있는 항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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