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 'G7'(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2035년까지 석탄발전 퇴출에 합의했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G7 기후·에너지·환경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앤드루 보위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 장관은 방송사 클래스CNBC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 전반기 내에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이룰 수 없었던 역사적 합의"라고 밝혔다.
COP28 최종 합의문에는 산유국들의 반대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모호한 표현이 담겼을 뿐 석탄발전에 대한 퇴출과 그 시기를 명확히 정해놓지 않았다.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 의장국이었던 지난해 G7 회의에서도 구체적 시한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의 공동성명에는 G7 국가들이 2035년 이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할 것을 명시하는 한단계 진전된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G7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전력생산의 16%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많게는 일본의 경우 32%, 독일의 경우 25%까지도 차지하면서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회의가 진행중인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해 석탄 화력발전은 전체 발전량의 4.7%를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석탄 화력발전소 6기 중 2028년이 기한인 사르데냐섬을 제외하고 나머지 5기를 2025년까지 폐쇄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기후변화 싱크탱크 에코(ECCO)의 공동 창립 멤버인 루카 베르가마스키는 엑스에 "특히 일본, 더 넓게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전체 석탄 경제에서 청정 기술로의 투자 전환을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국제기후·에너지정책연구소 엠버(Ember)가 주요 데이브 존스 엠버 글로벌 인사이트 팀장은 "석탄발전의 관짝에 또 하나의 못을 박아넣었다"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가 석탄발전의 단계적 퇴출을 선언한지 7년이 넘었는데, 미국과 일본도 더욱 분명하게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들을 위해 탄소포집 등으로 '1.5℃ 목표'나 넷제로 경로에 이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석탄퇴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일정 정도 재량권을 부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트레이시 카티 그린피스 국제기후정책 담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G7이 '1.5℃ 목표' 달성을 위해 과학자들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2030년 이전에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중인 기후 응급사태를 감안하면 석탄 뿐 아니라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전반에 대한 단계적 퇴출을 목표를 제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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