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역대 최저면적...'남극 해빙' 줄어드는 속도 심상찮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6 17:21:56
  • -
  • +
  • 인쇄

남극 해빙 면적이 3년 연속 200만km² 이하의 크기를 기록했다. 이는 1979년 위성측정이 시작된 이래 최저 수준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는 지난 3년간 남극 해빙의 양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관측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5일간 평균 해빙 면적이 199만km²로 줄어들었고, 21일에는 198만km²까지 떨어졌다. 최저 기록은 2023년 2월에 세운 178만km²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의 해빙학자인 윌 홉스(Will Hobbs)는 "앞으로 1~2주가 지나야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지만 최근 3년의 기록이 사상 최저 수준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극 해빙은 매년 2월 남극의 여름이 한창일 때 최저치에 도달했다가 9월에 최대 면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지난해 9월에는 이전 기록보다 약 100만km² 낮은 역대 최저 면적을 기록했다. 그해 12월 해빙이 다시 얼어붙으면서 약간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다시 현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관해 현재로선 남극 해빙의 두께를 정확히 측정할 방안은 없지만,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 전문 기후학자 아리아안 퓨리치(Ariaan Purich)는 다시 자란 얼음의 두께가 평소보다 얇아 더 빨리 녹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NSIDC의 수석연구원 월트 마이어(Walt Meier)는 매년 여름 대부분의 얼음이 완전히 녹아버려 "얼음 대부분의 두께가 1~2m에 불과하며 얼음 가장자리는 그보다 훨씬 얇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 9월에는 얼음이 평균적으로 더 얇아졌을 수 있지만, 얇아진 두께가 해빙이 녹는 속도와 현재의 해빙 면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해빙 감소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을 둘러싼 남대양의 수온이 올라간 영향일 것으로 우려했다.

퓨리치 박사는 지난해 남극 해빙이 줄어든 원인이 해저온난화의 영향일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매년 해빙의 범위와 형성 위치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1979년~2006년보다 2007년~2022년 시기 해빙의 양이 훨씬 더 불규칙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에 해빙의 연간 변동성의 대부분을 결정했던 대기(바람)의 변화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 연구는 남극에서 '급격한 임계치 변화'가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홉스 박사는 "원인이 해양온난화일 수도, 바다 염분의 변화일 수도 있지만, 그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남극 생태계는 대기중 탄소를 제거하는 식물성 플랑크톤부터 펭귄의 번식지까지, 모두 해빙에 의존하고 있다. 더욱이 해빙은 태양 복사열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빙이 줄어들면 온난화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남극의 해빙이 줄면 그만큼 바다에 노출되는 육지의 면적이 늘어 남극 대륙의 얼음 손실을 가속화하고 전세계 해수면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심각성에 비해 남극의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각국 정부가 남극의 변화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홉스 박사는 "해빙 아래의 해수 온도와 염분을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기후모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저널'(Journal of Climat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령 어려진 열대우림...탄소저장공간 1억4000만톤 사라져

열대지역 나무들의 수령이 어려지면서, 숲에 저장돼있다 방출된 탄소가 1억4000만톤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독일 GFZ헬름홀츠 지구과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