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IT가전박람회 'CES 2024'에서는 이색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람이 없을 때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안관 역할을 해주는 인공지능(AI) 집사로봇도 주목을 끌었다. LG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안전상태를 점검한다. 깜빡하고 전등을 켠 채 외출해도 AI 에이전트를 통해 전등을 끌 수 있다. 외부인이 침입하면 즉시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공처럼 생긴 삼성전자 '볼리'도 집안을 돌아다니며 가전과 전자기기를 컨트롤하고, 아이와 반려동물을 돌봐준다. AI로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에 비서 역할도 톡톡히 한다.
프랑스 디지털 헬스기업 바라코다가 선보인 AI 스마트 거울 '비마인드'는 동화 백설공주 속 마법의 거울을 연상케 한다. 이 거울에는 생성형 AI와 자연어 처리기술이 적용돼 사용자와 소통이 가능하다. 거울에 얼굴을 비추면 그날의 피부 상태를 점검하고 그에 맞는 화장품이나 케어상품을 추천해준다. 이 거울과 연동된 칫솔을 사용하면 잘 닦이지 않은 부분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 약속장소를 입력하면 인근 유명식당을 추천해주거나 피곤하다고 말하면 그에 맞는 음악과 영상을 틀어주기도 한다.
AI를 탑재한 전동유모차도 선보였다. 캐나다 스타트업 글룩카인드 테크놀로지스(Glüxkind Technologies)가 개발한 이 유모차는 전동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고, 모터의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 아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특히 아기가 편하게 잠들 수 있도록 흔들어주는 자동흔들림 기능과 위험을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안전기능도 탑재돼 있다.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AI 비데까지 등장했다. 욕실용품을 만드는 미국 콜러는 AI를 탑재한 비데 '퓨어워시 E930'을 전시했다. 이 비데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커버를 열어주고, 음성으로 온풍, 건조, 및 UV소독 등을 지시할 수 있다. 콜러는 "화장실의 어떤 것도 만질 필요없는 '핸즈프리'를 실현했다"고 했다.
간단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일상 속에 녹아들 기술들도 소개됐다.
키를 꾹꾹 누르는 방식의 자판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아이폰 전용 키보드도 나왔다. 키보드 형태의 케이스를 아이폰에 끼우기만 하면 별도 충전없이 자판을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를 개발한 클릭스테크놀로지는 "물리적 자판을 사용하면 터치식 입력보다 속도가 30%가량 향상된다"면서 앞으로 제품 옵션을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했다.
지하철, 택시 등 어디서든 큰 소리로 통화할 수 있는 방음마스크도 공개됐다. 프랑스 스타트업 스카이티드(Skyted)가 개발한 '모빌리티 프라이버시 마스크'는 내부에 마이크가 탑재돼 있어서 스마트폰과 연동시키면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도 깨끗한 음질로 통화할 수 있다. 스카이티드는 "프랑스 항공우주연구소에서 개발된 제트엔진용 소음차단 소재가 들어가 있어서 착용자의 목소리를 80%까지 줄여주고 외부소음을 차단해준다"며 "기차, 택시 등에서 사적인 통화를 해야 할 경우에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척추손상 환자들을 위한 마우스도 등장했다. 어그멘털은 혀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수 있는 마우스피스 모양의 '마우스패드'를 공개했다. 마우스피스처럼 입 안에 넣고 혀끝으로 움직이면 된다. 영역 왼쪽과 오른쪽을 짧게 건드리면 클릭도 가능하다.
토마스 베가 어그멘털 창립자는 "전세계 25만~50만명에 이르는 척추손상 환자들을 위해 이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존에 입술로 터치가 가능한 제품들이 있었는데 입을 부딪혀야 하다보니 사용감이 불편하고 다칠 우려도 있었다"며 "우리 몸에서 가장 민첩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부위는 바로 '혀'여서 혀마우스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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