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북반구 적설량 급감..."스노우팩 감소는 식수위기 초래"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1 15:12:46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인해 북반구 적설량이 감소하고 적설주기도 급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겨울동안 산 상층부에 쌓여있던 눈인 '스노우팩'이 봄과 여름에 녹으면서 인근지역 식수원 역할을 하는데 이 '스노우팩'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다트머스대학(Dartmouth College) 지리학과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눈폭풍 등이 발생하면서 더 많은 눈을 내리게 할 수 있지만 따뜻해진 기온탓에 이 눈은 빠르게 녹아 '스노우팩'으로 남아있지 않으면서 식수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스노우팩'은 얼음 저수지 역할을 하면서 식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겨울동안 쌓인 눈이 봄과 여름에 녹아 흘르면서 인근 지역에 물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겨울철 온도가 올라가면서 스노우팩이 충분하게 쌓이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8℃까지 떨어지면 해당 지역의 눈은 빠르게 녹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1981년부터 2020년까지 160개가 넘는 강 유역을 조사했다. 동시에 같은기간 지구온난화가 없는 가상의 세계에서 스노우팩 누적 정도를 모델링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의 20%가량에 해당하는 31곳에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스노우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국 북동부와 남서부 그리고 유럽 북반구가 적설량이 가장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균일하지도 않고 선형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다. 연구진은 "봄이 다가오면서 기온이 올라가더라도 겨울초반에 충분히 추웠다면 스노우팩이 쌓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8℃를 넘으면 눈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알렉산더 고틀립(Alexander Gottlieb) 박사는 "조사대상 강 유역 가운데 20%에서는 변화를 분명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며 "해당 강가는 대체로 영하 8℃ 이상으로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간은 기후가 온화한 곳에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고틀립 박사는 또 "영하 8℃ 임계점 너머의 온난화 정도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온난화가 더 진행되면 인구밀도가 높은 강 유역이 점점 임계점을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저스틴 맨킨(Justin Mankin) 다트머스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도 "이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북반구를 비롯 전 지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스티븐 영(Stephen Young) 살렘주립대학교(Salem State University) 지리학과 교수는 "내가 별도로 계산한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실제 영 교수가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세계 연간 표면적설량은 약 5% 감소했다. 표면적설량은 깊이에 관계없이 지상에 눈이 있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다.

이같은 적설량 감소는 물 부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영 교수는 "하얀 눈은 햇빛을 대기로 다시 반사하지만, 어둡고 노출된 맨땅은 햇빛을 고스란히 흡수해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며 "따라서 적설량이 감소해 지상에 눈으로 덮힌 지역이 없으면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10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