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들과 유명인들의 전용기에서 내뿜은 이산화탄소(CO2)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41만5518톤에 달했다. 이는 선진국 중산층 4만명이 배출하는 탄소양과 맞먹는다.
영국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과 가디언이 공동으로 기획한 대규모 탄소격차(The great carbon divide)에 따르면, 200명의 유명인과 억만장자 그리고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유한 전용기가 만든 탄소발자국은 4만4739회에 달했다. 또 이 전용기들이 2022년부터 현재까지 비행한 시간을 모두 합치면 11년에 이른다.
연구진들은 "전용기 비행을 추적하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오픈 스카이(OpenSky)와 탄소배출량 계산기인 유로컨트롤(Eurocontrol)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가장 오염이 심한 전용기는 유명 록밴드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가 소유한 보잉7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용기는 약 5046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는데 이는 일반석 기준 런던~뉴욕까지 1763회 왕복하는 비행기가 배출하는 탄소양과 같다.
코로나19 이후 전용기 비행이 급증했다.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감축시킨데다 유명인들과 부자들은 감염 방지를 이유로 전용기나 전세기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용기 비행은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2022년 한해만 전용기 항공편이 2만7793편에 달했고, 이 항공을 통해 내뿜은 이산화탄소는 25만7673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전용기가 빈 항공기로 비행하면서 낭비되는 연료도 만만찮다. 전용기 비행의 40%는 목적지로 이동하거나 도착후 다시 되돌아가는 비행으로 해당 비행에는 승객이 탑승하지 않는다.
전용기의 환경오염 문제가 계속 불거지자, 일부 유명인은 전용기 이용을 자제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는 2022년 한달에 19번 전용기로 이동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후부터 비행 횟수가 한달에 2회로 줄였다. 스위프트는 "2023년 3월 투어가 시작되기 전에 모든 투어 여행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탄소배출권을 2배 이상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중을 의식해야 하는 사람들은 전용기 이용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사업가나 투자자 등 대중을 의식할 필요가 적은 사람들은 여전히 전용기 이용을 고집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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