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세계 5대 부자 자산 2배 늘고 하위 50억명 더 가난해졌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5 11:22:14
  • -
  • +
  • 인쇄
억만장자 자산 상승속도 물가보다 3배 빨라
1600개 대기업 0.4%만이 '생활임금' 지급
▲'불평등 주식회사' 보고서 표지 (사진=옥스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세계 5대 부자는 자산을 2배 이상 증식한 반면, 하위 50억명은 더 가난해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해졌다.

15일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다보스포럼' 개막에 맞춰 발표한 '불평등 주식회사'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 발생한 극심한 부의 증가가 이제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과 3년만에 우리는 전세계적인 팬데믹, 전쟁, 생계비 위기, 기후붕괴를 모두 겪고 있다"며 이로써 부유층과 빈곤층, 소수와 다수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분열의 10년'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위 5명의 자산은 2020년 4050억달러(약 532조6000억원)에서 2023년 11월 8690억달러(약 1142조7000억원)로 갑절 이상 늘었다. 3년동안 이들의 자산은 시간당 1400만달러(약 184억1000만원)씩 늘어난 셈이다.

전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도 이 기간동안 34% 증가해 3조3000억달러(약 4339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들의 자산 증가속도는 물가 상승률보다 3배 빨랐다. 반면 전세계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자산 하위 50억명은 더욱 가난해졌다. 세계 노동자 7억9100만명은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임금 상승으로 지난 2년간 1조5000억달러(약 1972조5000억원)의 손실을 겪었다. 이 손실규모는 노동자 1명의 한달 임금과 맞먹는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10년 안에 사상 최초로 '조만장자'가 탄생하고, 빈곤은 앞으로 230년동안 근절되지 않는다는 전망이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총재는 "이러한 불평등은 우연이 아니다"며 "억만장자가 소유한 기업들은 다수를 희생시키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부를 제공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창출된 부는 불평등하게 배분되고 있다. 세계 상위 148개 기업의 2023년 상반기까지 순이익은 총 1조8000억달러(약 2369조원)로, 앞선 4개년 평균 순이익보다 52%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7월~2023년 6월, 96개 대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의 82%는 '슈퍼리치' 대주주들에게 배분됐다. 또 1600개 대기업 가운데 0.4%만 최저임금보다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옥스팜은 근본적으로 기업에 힘이 지나치게 쏠리는 독점 구조를 손봐야만 해결될 문제라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독점 구조를 기반으로 '조세와의 전쟁'을 통해 최근 수십년간 실효 법인세율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공공부문을 끊임없이 민영화하고 있다.

베하르 임시총재는 "독점은 혁신을 저해하고 근로자와 중소기업을 무너뜨린다"며 "우리는 제약 독점이 어떻게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빼앗고, 백신 인종차별 정책을 만들며, 새로운 억만장자 클럽을 만들어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불평등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독점을 타파하고, 특허 규정을 민주화하는 등 기업 권력을 억제하기 위해 생활임금 보장, CEO 급여 상한선, 초과 이윤세 등 슈퍼리치와 기업에 대한 새로운 세금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례로 전세계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에 대한 부유세는 연간 2조5000억달러(3283조8250억원)를 창출할 수 있다. 보고서는 "민주적으로 소유된 기업은 이익을 더 효과적으로 균등화한다"며 "역동적이고 효과적인 국가는 기업의 극심한 권력을 막는 최고의 보루"며 각국 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빙그레, 지주사 전환과 인적분할 계획 '백지화'

빙그레가 '빙그레홀딩스'와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빙그레는 지난해 11월 22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

KCC·HD현대 손잡고 개발한 도료, 환경표지 인증 '취득'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 조선업계가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KCC와 HD현대(HD현대

스마트안전시스템 AI·챗GPT 기반 'AI 안전함'으로 진화

스마트안전시스템인 '안전함'이 인공지능(AI)과 챗GPT 기반의 'AI 안전함'으로 진화했다. 사단법인 한국스마트안전보건협회는 '안전함'에 AI와 챗GPT 기술

코오롱, 저소득층 아이들 위한 기부천사 '드림팩' 진행

코오롱그룹이 저소득가정 아이들을 위한 선물꾸러미 '드림팩(Dream Pack)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코

과대포장과 스티로폼 '확 줄었다'...설 선물세트 '친환경' 대세

과대포장과 스티로폼 포장이 판을 치던 예년과 달리, 올해 설 선물세트 시장은 친환경 포장재가 대세로 굳어진 모습이다. 20일 본지가 백화점과 대형마

트럼프 취임식 4대그룹 총수 '불참'...참석하는 韓기업인 누구?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취임식에 참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명단도 윤곽이 드러나고

기후/환경

+

거대한 탄소창고 '북극'…이제는 지구온난화 '부채질'

지구의 거대한 '탄소창고' 역할을 하던 북극의 툰드라와 숲, 습지의 3분의 1이 탄소배출원이 됐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구동토층에 수 천년

'불의 고리' 대만 100차례 넘게 '흔들'...TSMC, 연속지진에 큰 피해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대만 남부지역에서 여진이 100여차례씩 이어지고 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대만 타이둥현 서쪽 10km 지역에서

130km급 역대급 폭풍이 몰려오는 英 아일랜드 '초비상'

최대 풍속 130km/h에 달하는 역대급 폭풍이 영국 아일랜드에 몰아닥칠 것으로 예고됐다.23일(현지시간) 영국 국립기상센터는 24일 오전 2시부터 폭풍 '에

'LA 산불' 강풍에 되살아났다…하루새 여의도 10배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또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하루밤

[주말날씨] 맑고 포근하다가...설 연휴 '많은 눈'

설 연휴를 앞둔 이번 주말은 전국이 맑고 포근하겠지만 설 연휴에는 흐려지면서 많은 눈이 내리겠다.오는 25~26일은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

'불의 고리' 연달아 지진·화산...후지산 폭발 가능성 '모락모락'

몇 일전 일본과 대만에서 규모 6.9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23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도 규모 5.7와 5.4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공포가 확산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