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먹던 곳이라 한번 와봤습니다. 1시간째 기다리고 있지만 추억의 맛이라 생각하면 더 기다릴 수 있죠."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의 한 분식점 앞에는 온종일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좁디좁은 지하상가 통로가 긴 줄로 인해 더 비좁아 보였다. 지하상가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만나분식이 오는 8일부터 폐점한다는 소식에 달려온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1988년부터 30년간 자리를 지켜온 대치동의 맛집 '만나분식'은 매콤달콤 떡볶이와 특유의 식감을 자랑하는 떡꼬치, 시그니처 메뉴인 뻥튀기 아이스크림 등으로 유명하다.
만나분식의 폐점소식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특히 떡볶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만나분식의 폐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폐점전 떡볶이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연일 북새통이다.
만나분식의 사장인 맹예순(62)·박갑수(67) 부부는 건강상 문제로 더이상 영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폐점을 결정했다고 한다.
기자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찾아간 만나분식 앞에는 추억의 맛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빼곡했다. '내침 김에 맛을 보고 가자' 싶어서 길게 늘어선 줄끝에 서자, 주위에서 옆쪽으로 줄이 이어져 있다고 알려줬다. 대기손님들이 가리키는 쪽으로 가보니, 족히 2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할 듯 보여 결국 사먹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어릴 때부터 만나분식을 먹었다는 30대 손님은 "줄이 길 거라고 각오했는데 진짜 상당하다"면서도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먹었던 추억을 떠올리면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냐는 질문에 "한 1시간 정도 서있었던 거같다"며 "앞으로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이와 함께 온 40대 주부는 "기다리는 게 지치긴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참을만 하다"며 "어릴 때 일이 끝난 부모님이 포장해 와서 함께 먹은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 내 아이와 같은 추억을 남길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오는 7일까지 영업하는 만나분식 자리에는 은마지하상가의 또다른 분식 맛집 '튀김아저씨'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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