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맛집 폐점 소식에...마지막 떡볶이 맛보려 2시간씩 대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4 16:14:06
  • -
  • +
  • 인쇄
▲점심시간 인산인해를 이룬 만나분식 ⓒnewstree

"어릴 때 먹던 곳이라 한번 와봤습니다. 1시간째 기다리고 있지만 추억의 맛이라 생각하면 더 기다릴 수 있죠."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의 한 분식점 앞에는 온종일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좁디좁은 지하상가 통로가 긴 줄로 인해 더 비좁아 보였다. 지하상가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만나분식이 오는 8일부터 폐점한다는 소식에 달려온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1988년부터 30년간 자리를 지켜온 대치동의 맛집 '만나분식'은 매콤달콤 떡볶이와 특유의 식감을 자랑하는 떡꼬치, 시그니처 메뉴인 뻥튀기 아이스크림 등으로 유명하다.

만나분식의 폐점소식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특히 떡볶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만나분식의 폐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폐점전 떡볶이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연일 북새통이다.

만나분식의 사장인 맹예순(62)·박갑수(67) 부부는 건강상 문제로 더이상 영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폐점을 결정했다고 한다.

▲통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줄을 나눌 정도로 많은 사람이 왔다. ⓒnewstree

기자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찾아간 만나분식 앞에는 추억의 맛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빼곡했다. '내침 김에 맛을 보고 가자' 싶어서 길게 늘어선 줄끝에 서자, 주위에서 옆쪽으로 줄이 이어져 있다고 알려줬다. 대기손님들이 가리키는 쪽으로 가보니, 족히 2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할 듯 보여 결국 사먹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어릴 때부터 만나분식을 먹었다는 30대 손님은 "줄이 길 거라고 각오했는데 진짜 상당하다"면서도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먹었던 추억을 떠올리면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냐는 질문에 "한 1시간 정도 서있었던 거같다"며 "앞으로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이와 함께 온 40대 주부는 "기다리는 게 지치긴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참을만 하다"며 "어릴 때 일이 끝난 부모님이 포장해 와서 함께 먹은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 내 아이와 같은 추억을 남길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오는 7일까지 영업하는 만나분식 자리에는 은마지하상가의 또다른 분식 맛집 '튀김아저씨'가 들어선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