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어긋나...기후대응 저해 우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브라질과 중국 등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일명 '탄소세'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COP28에서 논의된 내용을 담아 5일(현지시간) 공개된 COP28 협상문 초안에 따르면 브라질은 자국과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베이식'(BASIC) 국가를 대표해 '녹색장벽, 차별적 입법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내용을 COP28 최종 합의문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는 EU의 탄소세를 겨냥한 것으로,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국이 온실가스 저감활동에 대해 합의한 '공통적이지만 상이한 여건과 역량에 따른 형평 원칙'을 위배한다는 주장이다. 또 EU가 환경규제를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활용하면서 탄소집약도가 높은 국가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탄소배출권 가격은 국가간의 편차가 크다. EU는 1톤당 100유로(약 14만원) 안팎인 반면 중국은 50~60위안(약 1만원) 수준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누적배출량을 따지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불과해 WTO 회원국 내에서도 CBAM은 기후위기를 명분으로 내세운 보호무역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브라질은 COP28 개막 직전에도 '기후변화 관련 일방적 무역조처에 따른 형평성과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잠재적 악영향'을 정식 의제로 채택할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논의는 WTO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제이콥 웍스맨 EU집행위원회 환경정책 수석고문은 지난 4일(현지시간) COP28 기자회견에서 "특정 당사국간의 무역조처를 논하는 장이 아니다"며 "정치적 메시지로 COP28 의제가 본 궤도를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브라질 수석협상가 안드레 코레아 도 라고는 "COP28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국가들은 WTO에서도 이같은 논의가 WTO가 아닌 COP28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래서 COP28에서 해당 논의를 제안한 것"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무역조처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 역량을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라며 선진국들이 더 큰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10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탄소배출량에 따른 관세가 개발도상국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글로벌 탄소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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