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객버스터미널 대부분이 안전관리 장치가 미흡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여객버스터미널 35개소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승차장 진입 버스와 대기 승객간 추돌방지 장치가 미흡하고 터미널 진출입로의 보행자 안전확보 인식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우선 조사대상 35개소 중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인 '볼라드'를 승차장에 설치한 곳은 버스 승차장 진입 사고로 사상자 3명이 발생했던 거제 고현버스터미널이 유일했다.
조사대상 35개소 중 24개소(68.6%)는 주차스토퍼와 경계석 중에 하나만 설치했다. 이마저도 10개소는 주차스토퍼 또는 경계석 높이가 최대 12.5cm로 평균치인 14cm보다 낮았다.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을 모두 설치한 곳은 11개소(31.4%)뿐이었는데, 이 중 유성시외버스정류소·속초고속·경주시외·포항시외·안산터미널의 경우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의 높이가 두 개 모두 최소 14.5cm~최대 18cm로 평균보다 높았다.
승차장 바닥면에 안전라인을 표시한 곳은 조사한 35개소 중 10개소(28.6%)뿐이었다.
소비자원이 버스터미널 진출입로로 통행하는 버스 148대를 조사한 결과 보행자가 횡단을 마칠 때까지 일시정지한 차량은 2대(1.4%)에 불과했고, 나머지 146대(98.6%)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해도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다. 버스 출차 경보장치를 설치한 곳은 9개소(25.7%)에 불과했다.
버스터미널은 버스 진출입이 잦고 승강장과 승객 보행로가 인접해있어 충돌 등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이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9%가 버스터미널에서 버스와 충돌 위험을 경험했다.
소비자원은 승차장 안전관리를 위해 볼라드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버스 정차 위치에 적절한 높이의 주차스토퍼와 경계석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버스터미널 진출입로는 터미널에 오가는 버스와 터미널 앞을 통행하는 보행자가 수시로 교차하는 구역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버스터미널 운영주체에게 △승하차장 및 진출입로 등에 설치된 안전시설의 설치 및 개선 △진출입로 부근 횡단보도 우회전 시 보행자 보호의무 준수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버스터미널 이용객 안전확보 방안 마련 검토 등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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