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물바다 만든 '괴물폭우'...5일간 전국 휩쓸며 '초토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1 10:29:25
  • -
  • +
  • 인쇄
▲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에서 집중호우로 무너진 편의점 건물 (사진=연합뉴스)

닷새동안 이어진 전례없는 '극한호우'에 전국이 쑥대밭이 되면서 많은 사상자와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6일부터 20일 오후 5시까지 지역별로 내린 누적강수량은 그야말로 역대급 기록이다. 이 기간에 산청은 793.5㎜가 퍼부었고, 산청군 시천면은 무려 798㎜나 쏟아졌다. 합천은 699.0㎜, 하동 621.5㎜, 광양 617.5㎜, 창녕 600㎜, 함안 584.5㎜, 서산 578.3㎜, 담양 552.5㎜ 등 호우는 충청권과 경남권에 집중됐다.

21일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 전국에 내린 극한호우로 사망자가 18명, 실종자가 9명 발생했다. 지역별 사망자는 경남 산청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가평 2명, 충남 서산 2명, 경기 오산·포천, 충남 당진, 광주 북구에서 각각 1명씩 발생했다. 실종자는 가평과 산청에서 각각 4명씩, 광주 북구에서 1명이 나왔다. 현재 구조작업이 진행중이어서 앞으로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설피해도 컸다. 도로가 침수되거나 끊기고, 하천시설이 붕괴되는 등 공공시설 피해가 1999건에 달했다. 또 건물과 농경지 침수 등에 따른 피해액도 2238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대피한 주민은 15개 시도 95개 시군구에서 9782세대, 1만3492명으로 집계됐다. 임시 주거 시설을 제공받은 주민은 1629세대, 2444명이다. 호우로 결항된 항공기는 62편이고, 일반국도 8개소가 통제됐다. 철도는 대곡∼의정부 교외선이 토사 유입으로 운행이 중지됐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에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산청은 지난 19일 하루에 300㎜ 육박하는 비가 쏟아지면서 한때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극한호우로 관할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긴급대피를 발령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만큼 산청은 상황이 긴급했다. 

올봄 산불로 산림이 훼손됐던 산청은 이번 폭우에 직격타를 맞았다. 한꺼번에 쏟아진 폭우는 산사태를 불러일으키면서 인명피해도 키웠다. 산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0명, 실종 4명(매몰추정)에 이른다. 피해자 대부분은 폭우에 유출된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산청·합천 지역 11개소(마을 단위)는 현재까지도 전기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산청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장애도 발생해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20일 새벽에는 경기권에 호우가 집중됐다. 이날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가평이 197.5㎜, 의정부 178.5㎜, 경기 양주 154.5㎜였다. 가평군의 폭우 피해가 가장 심했다. 시간당 76㎜의 비가 쏟아진 가평에서는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 4시 44분경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에서 펜션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됐고, 이 중 3명은 구조됐지만 7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4시 20분경에는 대보리 대보교에서 40대 남성 B씨가 물에 떠내려오다 다리 구조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 큰 피해를 본 충남과 광주는 20일 비가 그쳐 수해 복구에 나섰다. 충남 아산시에는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염치읍 곡교리 일원 대부분이 잠겼었다. 당시 물은 키가 작은 어르신 가슴 높이까지, 저지대 빌라 2층 가까이 차올랐다.

광주·전남은 지난 17일부터 하루에만 400㎜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농경지 유실, 주택·도로 침수 피해가 일어났다. 나주의 본촌마을은 한때 동네 전체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