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석유·가스 채굴 현장에서 불필요하게 태워진 가스(flare gas)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3억89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추가 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은행 산하 '글로벌 가스플레어링 및 메탄감축 파트너십(GFMR)' 위성데이터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와 가스 시추현장에서 연소된 가스플레어링 규모는 1510억m3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30억m3 증가한 수치로, 가스플레어링 규모가 2년 연속 증가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스플레어링은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낼 때 발생하는 가스를 처리하지 않고 대기 중에 바로 연소시키는 관행으로, 에너지 회수없이 온실가스만 대량 배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GFMR의 주빈 밤지 총괄은 "가스를 태우는 것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전력 접근성을 높일 기회를 놓치는 낭비 행위"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가스플레어링의 75%가 러시아, 이란, 이라크, 미국, 베네수엘라, 알제리, 리비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9개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국영석유회사가 운영되는 국가들이다. 밤지 총괄은 "불필요한 플레어링을 막는 규제가 약하거나 집행되지 않으며, 기업은 오염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중단할 유인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원유 생산량 대비 플레어링 비율이 15년째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보고서는 지적했다.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노르웨이와 비교하면 미국은 18배, 베네수엘라는 228배 높은 비율로 가스를 태우고 있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비상상황을 제외한 모든 가스플레어링을 2030년까지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플레어링된 가스의 시장가치는 약 630억달러(약 87조6000억)로 추산되며, 이는 IEA가 제시한 플레어링 근절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클린에어태스크포스'의 메탄 전문가 조너선 뱅크스는 "해결책은 잘 알려져 있고, 경제성도 있지만 정치적 의지와 규제 집행이 부족하다"며 "저소득 고배출 국가가 인프라와 통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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