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대기업들 가운데 스코프3 배출까지 고려해 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곳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기후변화 투자자그룹 기후행동100+(Climate Action 100+)이 1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공개 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 대기업의 82%는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했고, 87%는 중기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이 목표 중 각각 37%와 33%만이 '스코프3' 배출을 고려하고 있다. 스코프3는 직접 생산을 포함해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배출을 뜻한다.
이에 보고서는 "기업들이 장기 온실가스(GHG) 감축 목표,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기후관련 재무공개(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에서는 개선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단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토지, 공장 등의 이윤창출 유형자산획득, 국가 기후정책 참여, 정의로운 전환 및 온실가스 배출감축에 있어서는 아직도 미진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NZE)에 부합하는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더욱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전환 계획에 대한 세부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탈탄소화 수단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부족했다. 평가대상 기업의 59%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파악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는 2022년 조사결과인 52%에 비해 증가했지만 기업 정책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하는 정도를 정량화 하기 위해 큰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보고서는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등 기업 기후솔루션은 좋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주요 다국적 대기업의 29%가 지난해 기업 기후정책에 투자한 금액을 공개하고, 32%가 향후 기후솔루션에 할당할 자본적 지출의 가치를 명시했다. 보고서는 "기업 기후정책이 지난해 도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거대 싱크탱크 인플루언서맵(InfluenceMap)은 "함께 실시된 기후정책 평가에 따르면, 부분적으로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의 실제 기후정책 참여활동은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후정책 참여활동이 파리정 목표에 완전히 부합하는 기업은 4%에 불과했으며, 66%는 부분적으로 부합한다"고 밝혔다.
기후회계 및 감사 부분의 경우, 탄소추적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 CTI)의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주요 기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보고서는 "평가대상 기업의 7%가 지난해에 비해 기후회계 및 감사공개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TI 자본배분 평가에 따르면, 다국적 대기업의 23%는 NZE에 따라 석탄 자산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거나 이미 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9%는 석탄 자산의 완전한 폐기를 발표했지만 NZE에 부합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반적으로 석유 및 가스 회사의 설비투자 계획이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석유 및 가스 탐사와 생산단계인 '업스트림'의 경우 업계 전부가 NZE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전기차 생산계획을 발표한 주요 완성차 회사들이 가장 탄소중립에서 고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보고서는 "시멘트와 항공기업들은 파리협정에 부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글로벌 보험 기업인 제네랄리 그룹(Generali Group)의 프랑수아 험버트(François Humbert) 이사회장은 "단순한 약속에서 실행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위해서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기업이 탄소중립 전환 계획을 공개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러한 계획이 파리 협정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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