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COP28에 의제로 채택될지 '미지수'
국제연합(UN)이 2030년까지 전세계가 화석연료 탐사를 중단해야 하고, 저개발국 기후위기 대응자금으로 연간 2000억달러에서 4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유엔이 발표한 전지구적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여전히 미진한 상태여서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ST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5년마다 각국의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진척 상황을 점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올 11월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와 맞물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이먼 스티엘(Simon Stiell) 유엔 기후총괄은 "이번 보고서가 각국 정부가 고려해야 할 다양한 조치를 제시했다"며 "이번 보고서는 각국이 취해야 할 행동의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기온 상승을 1.5℃로 제한하려면 늦어도 2025년에 온실가스 배출이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점차 감축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부분의 국가는 감축 필요성에 동의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과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고서의 제안이 COP28에서 실효성있는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가 화석연료 퇴출에 대해 미온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보고서 내용이 COP28 공식 의제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보장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 GST 보고서는 다음주 유엔 실무회의를 거친 다음, 이달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COP28 사전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스티엘 기후총괄은 "각국 정부가 COP28에서 어떤 의제를 다룰지 사전회의에서 확정하는 절차가 남아있다"며 "결정적으로 아랍에미리트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제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International)의 하짓 싱(Harjeet Singh) 국제정치전략팀장은 "화석연료와 기후위기를 연결하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는 오랫동안 책임을 회피해 왔다"며 "단순한 수사의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화석연료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COP28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제 화석연료 조약을 만들어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남긴 공백을 메우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싱 팀장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모든 근로자와 지역사회가 국제 협력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세상을 향한 에너지 전환에서 누구도 권리 침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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