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온도가 역대 최고를 찍었다. 통상 전세계 해수면 온도는 3월에 정점을 찍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8월까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기상관측 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C3S)의 측정치에 따르면 올들어 전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6℃까지 도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3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C3S는 1979년부터 전세계 북위 60도~남위 60도 해수면의 일평균 온도를 기록하고 있다. 종전 최고치는 2016년 3월 29일 기록인 20.95℃였다.
학계에서는 온도 기록이 깨진 것보다 기록이 깨진 시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난 44년동안 전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는 3월에 정점을 찍고나면 나머지 1년 내내 하강하는 추이를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정점인 3월이 반년이나 지났는데도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기는커녕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부터 해수면 온도가 2℃ 이상 높아지는 역대급 '슈퍼엘니뇨'가 시작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바닷물 온도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의 바닷물 최고 온도를 기록했던 2016년에도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다.
C3S의 사만다 버지스 부국장은 "8~9월이 아닌 3월이 전세계적으로 바다가 가장 따뜻해야 하는 시기"라며 "그런데 8월에 기록이 경신되면 내년 3월에 온도가 도대체 얼마나 올라간다는 것인지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구촌 곳곳은 이미 바다의 폭염 '해양열파'로 다시마, 해초, 산호 등 해양생물이 대량으로 폐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해수면 온도가 38.43℃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23~31℃를 기록하던 곳이었다.
1982년~2016년 사이에 해양열파 빈도는 2배 늘었다.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상승한 기온을 바다가 흡수하면서 이미 해저까지 오를 대로 오른 온도가 다시 해수면으로 쏟아져나오는 것 아니냐는 가설도 제기하고 있다. 이는 다시 기온과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면서 날씨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중이지만, 기후변화를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버지스 부국장은 "화석연료를 연소하면 할수록 바다가 흡수하는 열은 더 많아지게 되고, 바다로 흡수된 열은 대기중에 존재하는 열보다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도 점차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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