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는 지금 한겨울인데 37℃..."안데스산맥 눈이 녹고 있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7 11:33:22
  • -
  • +
  • 인쇄
▲남미는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출처=Extreme Temperatures Around The World)


현재 남반구는 겨울철인데도 불구하고 남미 안데스 산맥의 기온이 37℃까지 치솟고 있어, 현지 과학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은 "이번 폭염으로 해발 3000m 아래의 눈이 녹아내리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다가올 봄과 여름동안 산맥의 눈 녹은 물에 의존하는 계곡 하류에 사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University of Groningen)에서 기후과학을 연구하는 라울 코르데로(Raul Cordero) 박사는 "72년만에 칠레 북부에서 가장 따뜻한 겨울"이라며 "지구온난화, 엘니뇨 덥고 건조한 날씨를 가져오는 테랄풍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안데스 산맥뿐만 아니라 해발 1000m 이상 고도에 위치한 수십 개의 기상관측소에서 35℃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르데로 박사는 "가장 큰 문제는 고온으로 인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동부의 가뭄이 악화되고 눈이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를 비롯한 일대 지역은 주변의 저수지들이 모두 말라가고 수돗물을 더이상 마실 수 없을 정도로 물 부족 사태가 이미 심각하다.

특히 남미는 올해의 극한기온의 직격타를 맞은 곳 중 하나다. 올 1월~7월까지 모든 달의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코르데로 박사는 "칠레는 연초 화재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였으며 현재는 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산티아고가 1월부터 9번째 폭염으로 무더위를 겪고 있을 뿐 아니라 폭염 기록을 곧 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볼리비아의 공립 산안드레스대학(Universidad Mayor de San Andrés)의 마르코스 안드라데(Marcos Andrade) 대기물리학 교수는 "볼리비아와 페루의 안데스고원도 연초부터 비정상적인 날씨를 경험했다"며 티티카카 호수 반대편에 있는 푸노에서는 59년 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건조한 1월을 보냈고 5월에는 평년 강수량의 20%에 해당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안드라데 교수는 "이번 겨울도 유난히 따뜻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을 경신하기도 했다"면서 "남반구가 여름에 가까워지면 더 나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엘니뇨는 보통 연말에 정점을 찍기 때문에 이 시기 남반구는 여름철이다.

현지 환경컨설턴트인 칼라 벨트란(Karla Beltrán)씨는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의 여러 도시에서 더위 기록이 경신됐다"며 "부에노스아이레스는 3월 11일에 38.6℃로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우루과이의 메르세데스시는 40.5℃로 최고치를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미 일부지역이 고온에 특히 취약하다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최신 보고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IPCC는 "아마존 지역과 태평양 연안에서 아타카마 사막에 이르는 남미 북부는 더 빈번하고 강렬한 폭염을 경험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엘니뇨 현상이 도래함에 따라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지역은 이미 높은 기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망과 더 큰 재난을 피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브리질의 국립 리우그란데두술대학(Universidade Federal do Rio Grande do Sul)의 치코 겔레이라(Chico Geleira) 기후학 교수는 "의심할 여지없이 칠레 등 남미의 겨울철 최고기온 기록은 비정상적"이라며 "고기압은 남반구에서 더 강렬하고 지속적인 변칙으로 더운 공기의 상승을 유도하거나 극심한 기온을 직접 야기하는데, 이 고기압은 기후변화와 함께 향후 수십년동안 유지되고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