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신생아 2000명...'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더 있을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2 11:33:00
  • -
  • +
  • 인쇄

지난 8년간 신생아 2000명이 사라졌다. 병원에서 출산된 기록은 있는데 아직까지 출생신고가 안돼 있는 영유아들이다.

이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보건복지부에 대한 정기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병원의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돼 있는 영유아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미신고 영유아가 2000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 기간에 출생신고된 영유아는 261만3000여명이다.

감사원은 미신고 사례 가운데 약 1%인 20여명을 선별해 복지부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실제로 아이들이 무사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경기도 수원에서 자신이 낳은 아이 2명을 살해하고 집 냉장고에 보관한 30대 여성 A씨 사건이 터졌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집에 데려와 목졸라 살해했다. 또 이듬해인 2019년 11월에도 병원에서 낳은 아기를 병원 근처에서 목졸라 살해했다. 아기들의 시신은 집 냉장고에 4년7개월씩이나 보관해왔다. A씨는 남편과의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이미 3자녀를 두고 있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아기들의 시신을 집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자백한 A씨를 지난 21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아기를 낳자마자 살해했다"며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B씨는 "아내가 임신한 사실은 알았지만,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다"며 "낙태를 했다는 말을 믿었다"고 말해 체포되지는 않았다.

표본 20여명 가운데 혐의가 발견된 것은 A씨뿐만이 아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씨도 형사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B씨는 2021년 12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생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아기를 데려간다는 사람을 찾게 돼 그에게 아기를 넘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외 표본으로 선정된 다른 영유아들 역시 보호자들이 연락받지 않거나 현장 방문을 회피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과 같은 범죄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감사원은 나머지 1900여명에 대한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산부인과 등 병원에서 출산할 경우 의료기관은 행정기관에 출생 사실을 통보할 의무가 없다. 주민등록법상 부모가 출생 1개월 이내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만약 기간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도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 5만원만 부과된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들의 생사여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음에도 이에 대한 법적 의무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이런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대책 발표 당시 의료기관이 아동 출생정보를 직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 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의료기관 출생통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행정부담과 책임소재 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고, 해당 내용이 담긴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도심 열섬현상 '빗물'로 잡는다...서울시, 관리시설 확대

서울시가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고자 10억원 예산을 들여 빗물관리시설 확대에 나선다.서울시는 2026년 빗물관리시설 확충사업으로 성북구 등 9개 자

대기업 취업문 '활짝' 열렸다…채용 규모 5만여명

삼성그룹, 현대자동차,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2026년 상반기 공개채용에 본격 돌입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5만여명으로 확대되고, 인공

[ESG;NOW] 오뚜기 '스코프3' 배출량 90%…2030 감축목표 '시급'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하나금융, 20억 규모 'ESG 더블임팩트 펀드' 참여기업 모집

하나금융그룹이 ESG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매칭펀드 참여기업 모집에 나선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사회혁신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2026 하나 ESG

기후/환경

+

"온실가스 규제 왜 없애는 거야?"...美 24개주 트럼프 행정부에 소송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4개주가 기후규제를 철회한 트럼프 행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온난화 속도 2배 빨라졌다..."2030년 전에 1.5℃ 도달할듯"

최근 10년동안 지구온난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면서 기존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기후위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주말날씨] "봄나들이 가기 좋은 날"...한낮 15℃까지 상승

이번 주말은 맑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완연한 봄이라는 사실이 체감되겠다.21일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고 안정된 날씨가

[ESG;NOW] 오뚜기 '스코프3' 배출량 90%…2030 감축목표 '시급'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슈퍼 엘니뇨'가 다가온다…2027년 '역대 최고기온' 예고

오는 2027년 엘니뇨 영향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다.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지난해 대형 메탄누출 사고 4400건..대부분 석유·가스 시설

지난해 시간당 100kg 이상의 메탄이 누출되는 대형사고가 440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UCLA) 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