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부담에 3Q 전기요금 '동결'...4Q 한꺼번에 인상하려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1 11:49:55
  • -
  • +
  • 인쇄
연료비조정단가 1kWh당 5원 유지
한전 2분기 1조원대 추가적자 예상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전력량계 모습 (사진=연합뉴스)


예상했던대로 올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당초 분기별로 요금을 올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수정된 까닭은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올여름 전기사용량 증가에 따른 '요금폭탄'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은 올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를 현재와 같은 1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속 오른 전기요금이 3분기에 동결된 것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단가는 매분기 시작 전월의 21일까지 정해지며,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뺀 값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즉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1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되는데, 이미 최대치인 5원이 적용중인 상황이었다.

연료비조정단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은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인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은 전체적으로 동결됐다.

미세 조정 성격의 연료비조정단가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와 한전 전기공급약관의 운영지침에 따라 한전이 산업부에 인상요인을 제출하고 정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 뒤 공표한다. 반면 전력량요금 등은 한전의 전기공급 기본약관을 수정해야 하므로 한전 이사회, 산업부 전기위원회 심의·의결을 정식으로 거쳐야 하는데, 이번에는 별도로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분기 시작 전달의 21일까지 정해져야 하는 연료비조정요금과 달리 나머지 요금은 조정 가능 시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통상 연료비조정요금에 맞춰 조정이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 전력량요금 등의 인상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점은 '3분기 전기요금 동결'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연료비조정단가와 별개로 기준연료비가 급등하면 전기료가 오를 수 있지만, 정부는 국제에너지 가격이 내림세여서 올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을 하지않아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연속적으로 전기요금을 올리면서 물가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의식한 듯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5번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해 1kWh당 40.4원으로 전기요금 인상률이 39.6%에 이른다. 올 2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한차례 미룬 끝에 지난달 1kWh당 8원 올렸다.

그러나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을 앞두고 또다시 요금인상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국민 불만을 가중시킨다고 판단해 3분기 요금을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도 "국민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5조원대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적자를 해소하려면 전기요금 추가인상에 대한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는 올해 전기요금 인상 폭을 1kWh당 51.6원으로 산정했고,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21.1원을 인상했기 때문에 앞으로 30원을 더 인상해야 한다. 이를 4분기에 몰빵으로 인상하면 이 역시 국민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로선 3분기 동결이 마냥 속편할 수 없는 상황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그룹, 국내 김 전문기업 '성경식품' 100% 인수

삼천리그룹이 국내 대표 김 전문기업인 '성경식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

쿠팡 "자체조사 아니다...정부 지시 따른 공조 수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셀프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쿠팡이 "자체조사 아니다"면서 "정부 지시에 따른 공조수사였다"고 반박했다.쿠팡은 26일 입장

"니들이 왜 조사해?"…쿠팡 '셀프조사'에 시민 반응 '싸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외부로 정보가 전송된 정황이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26일 온라인 커

쿠팡 '셀프조사' 발표에 뿔난 정부...제재강도 더 세지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했으며 유출정보가 외부로 전송된 정황은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한 쿠

기부하면 금리 'UP'...하나은행 '행운기부런 적금' 한정판매

하나은행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ESG 특화 금융상품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이 적금은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의 생활금융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기후/환경

+

"탈탄소화 빨라졌다"…올해 에너지전환 투자규모 2.2조달러

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전자칠판부터 프라이팬까지...친환경 표시제품에 10종 추가

친환경 표시제품에 전자칠판과 프라이팬, 헤어드라이어 등 일상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10개 제품군이 추가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

2년만에 닥친 '대기의 강'...美캘리포니아 이틀간 '물폭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가 '대기의 강' 현상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날 내린 폭우로 일부 지역에 돌발홍수가 발생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