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청소년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유엔기후회담을 향해 "화석연료를 감축하지 않는 부유국들은 전세계 수백만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본에서 열리는 이 회담은 올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앞서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렸다.
13일(현지시간) 툰베리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석연료의 '신속하고 공평한' 단계적 감축만이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내로 유지할 수 있다"며 "앞으로 몇 달, 몇 년이, 바로 지금이 미래의 모습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고 우리가 지금 무엇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화석연료 탐사와 사용을 중단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이상 상승할 위험이 있다"며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 악순환으로 인해 수십억명이 희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COP28에서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은 COP28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공식결의안이 채택되거나 적어도 회의에서 공식 의제로 논의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화석연료 생산국들은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논의가 쉽게 진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의장단은 "아직 의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COP28 개최국 의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UAE의 국영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회장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Sultan Ahmed Al Jaber)인 점도 변수다. 최근 아드녹(ADNOC)은 화석연료 생산능력을 대규모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알 자베르 아드녹 회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지만,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COP28 의제로 포함시킬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케냐의 기후활동가 에릭 은주나(Eric Njuguna)는 "알 자베르의 이중적 역할은 이해충돌"이라며 "극빈국들이 기후위기를 제한하려는 노력의 장에 석유회사 CEO를 의장으로 두는 것은 뒤통수를 치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기후싱크탱크 E3G의 앨든 마이어(Alden Meyer) 선임연구원은 "파리기후변화협약 1.5℃ 목표에 부합하는 기간 내에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감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COP28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작업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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