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사망 700만명 '적응' 강화해야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기후총회에서 처음으로 '보건'이 주요 의제로 선정돼 기후위기가 시민들의 복지에 끼치는 영향이 심층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의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의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2023 페터스베르크 기후회담'에 참석해 "COP28은 역대 COP 가운데 최초로 보건 및 기후 장관급 회담에 하루 일정을 전부 할애하게 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기후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식품공급망, 조림산업, 수자원 관리 등 '적응정책'의 정의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적응정책'은 '완화정책'과 함께 기후대응의 양대축이다. 앞으로 다가올 파국을 막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완화'도 중요하지만, 이미 진행된 기후변화로 빚어지고 있는 재난·재해에 대해 탄력적인 회복력을 갖추는 '적응'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적응정책의 중심에는 '보건'이 있다. 기후위기는 자연재해로 식량과 사회 전반의 인프라를 파괴할 뿐 아니라 개개인의 질병 및 정신건강 위협도 증대시켜 시민들의 생활수준과 건강 등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기후위기 대응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보건'으로 귀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전세계 보건분야 종사자의 3분의 2를 대표하는 '기후 및 보건 연합'(Climate and Health Alliance)은 COP26 개최에 앞서 각국 지도자들에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공개서한에 따르면 기후위기가 빚은 식량난과 대기오염 등의 건강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700만명이 조기사망하고 있고, 공중보건에 투입될 수 있는 예산이 한계에 다다랐다. 따라서 서한은 식량안보나 대기질 및 수질개선 등 적응정책에 힘을 실어 보건분야에 편중된 부담을 상쇄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보건을 중심으로 한 기후 적응정책 논의는 '이행점검'과 함께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5년마다 각국의 온실가스 저감 실적 및 노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로 합의했고, 2023년을 '이행점검'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COP28에서는 각국의 책임소재가 보다 명확해질 예정이어서 손실과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대한 적응정책 지원 논의도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한 COP15에서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감축을 돕기 위해 해마다 100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기후기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누가 얼마를 부담할지 결론을 내지 못해 유야무야한 상태다. 알 자베르 의장은 이날 기후대화에서 해당 기금에 대해 "지속된 실패가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선진국들은 1000억달러 기후기금 목표의 이행을 입증한 뒤 COP28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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