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개월 가까이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는 우루과이는 역대 최악의 가뭄 사태로 마실 물이 점점 부족해지면서 생수 1병 가격이 5배까지 치솟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젖줄이던 저수지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기 일보직전이고, 지역의 수로와 우물 등도 거의 말라버렸다. 11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수도공사(OSE)의 저수지 수량정보에 따르면 수도 몬테비데오를 비롯해 수도권 상수원인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의 저수량은 지난 7일 기준 440만 입방미터(㎥)에 불과했다.
이 저수지는 6700만입방미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지만 오랜가뭄으로 현재 저수율은 6.6%로 떨어진 상태다. 몬테비데오 등 수도권의 하루평균 물 소비량이 55만㎥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주일이면 저수지는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 OSE는 이달 23~24일께 저수지의 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말부터 라플라타강 하구의 염분 농도가 높은 강물을 담수에 섞어 수돗물로 공급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이 미봉책마저 곧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교육청은 학생들에게 하루 물 한컵만 공급하도록 급수를 제한하기도 했다.
식수부족 우려가 생기자 주민들이 생수 사재기를 시작했고, 이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현지매체인 파히나도세에 따르면 지난달 몬테비데오 주변 생수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24% 급등했다. 특히, 병물 가격은 4.6배나 뛰었다.
우루과이 정부는 '짠물 혼합 공급'에 이어 한 방울의 지하수라도 끌어모으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있는 공원 우물물까지 퍼서 올리고 있다. 3곳의 공원 우물 가운데 2곳이 마시기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이 물을 학교와 병원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물 한곳당 확보할 수 있는 물의 양은 하루 360~480㎥여서 물 사용량을 충당하기 역부족인 상황이다. 에드가르도 오르투뇨 OSE 감사는 "물의 하루소비량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예컨대 바다에 물 한 방울 정도 떨어뜨리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가뭄 사태가 종결되려면 비가 내려야 하지만 17일까지도 이렇다할 비 소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축업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농업국가인 우루과이는 이번 가뭄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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