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잇달아 발생하는 '수퍼태풍'...정상일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9 17:25:38
  • -
  • +
  • 인쇄
'마와르' 이어 '구촐'까지 모두 수퍼태풍으로 돌변
이상고온이 빚은 현상? 엘리뇨 오면 태풍은 감소?
▲태풍 마와르가 일본을 강타하면서 폭우로 도로와 차량들이 모두 물에 잠겨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봄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이상고온 탓인지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수퍼태풍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제2호 태풍 '마와르'(MAWAR)가 지나가자 마자, 곧바로 제3호 태풍 '구촐'(Guchol)이 필리핀 마닐라 동쪽 먼바다에서 발생해 일본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태풍의 위력은 지나간 자리를 쑥대밭으로 만들만큼 매우 강력하다.

괌과 오키나와를 초토화시킨 '마와르'는 중심기업이 950헥토파스칼(hPa)이었고,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45m,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60m에 달했다. 지금 일본을 향하고 있는 '구촐'은 중심기압이 990hPa로 마와르보다 더 강력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구촐은 오는 9일에 최대 풍속이 33~44㎧에 달하는 '강' 단계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태풍의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총 4단계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강'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을 정도로 위력이 강하다. 11㎞/h 속도로 이동하는 구촐은 오는 13일 오전 3시 도쿄 남쪽 740km 부근 해상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촐의 북상 경로는 마와르와 엇비슷하다. 이 때문에 마와르로 20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를 입었던 일본은 구촐로 또다시 물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마와르의 직격탄을 맞았던 괌의 경우는 주차된 자동차가 굴러가고 지붕이 모두 뜯기는 등 순식간에 섬이 쑥대밭이 됐다. 공항이 폐쇄되고 단전·단수까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관광객 3400명도 현지에서 발이 묶이기도 했다. 

▲제 3호 태풍 '구촐' 예상 경로 (사진=기상청)


열대저기압의 일종인 태풍은 여름철 바다에서 대량 발생하는 수증기가 응집돼 형성되는 기상현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대개 7~10월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들어 여름이 채 오기도 전인 5~6월, 심지어 4월에 태풍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올해 발생한 첫 태풍 '상우'(Sanvu)는 4월 20일에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1호 태풍 '말라키스'보다 약 12일 빠르다.

기상청 태풍발생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발생건수가 재작년보다 증가했으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건수도 늘었다. 지난 2019년도에는 태풍이 7~9월에 집중돼 있었는데 비해, 최근에는 태풍 발생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태풍이 발생하는 주기도 짧아지는 모습이다. 이는 태풍의 빈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빈도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태풍은 과거에도 4월과 5월에도 발생한 이력이 있고, 3월과 12월에도 발생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올해 태풍 발생시기가 크게 이례적이지 않다"고 했다. 기상청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지만 지난 2019년 이후 6월 이전에 한반도에 근접해 영향을 끼친 태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와르가 일본 오키나와를 거쳐 일본 본토로 향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남해안은 간접 영향권에 들었다.

▲2021~2023년 6월 초까지 발생한 태풍 건수. ( )안의 수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의 개수를 나타낸다. (자료=기상청)


하지만 올해는 '엘리뇨' 영향으로 태풍의 발생 횟수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유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태풍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를 때 증가하는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르고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내려가 오히려 태풍 발생 횟수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남하하기 때문에 태풍의 발생 위도도 남쪽으로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태풍과 엘니뇨의 연관성도 뚜렷하지 않다고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 해수면 온도가 더 올라가면 엘니뇨 현상이 강화되고 태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태풍 발생에 있어 대기 등 다른 여러 요소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엘니뇨와 연관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에서 0.5℃ 이상 상승한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판단기준으로 삼는다. 올 4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7월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이 62%, 이후 가을에 나타날 확률이 80~90%라고 전망했다. 올 6~8월 사이에 엘니뇨가 닥친다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 호주 기상청이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전세계 7개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엘니뇨 도래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올 8월까지 해수면 온도가 엘니뇨 기준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엔씨, 탄소배출량 절반으로 감축…'ESG 플레이북 2024' 발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했다.엔씨소프트가 지난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ESG 플레이북(PLAY

우리금융, 다문화 장학생 1000명 대상 18.9억 장학금 지원

우리금융이 올해 다문화 장학생 1000명을 선발하고, 18억9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다문화 장학사

계면활성제 대체제 나오나...LG전자 '유리파우더' 실증 나선다

LG전자가 세탁세제 원료인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미네랄 워시(Mineral Wash)'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에 나선다.LG

카카오, ESG 보고서 '2024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발간

카카오가 2024년 한해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주요 활동과 성과를 담은 ESG 보고서 '2024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25일 발간했다.카카오는 2024년 AI

4대 금융 ESG평가 '최우수'...LG·현대차·KT·SKT 한단계 하락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개 금융지주사가 ESG경영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LG, 현대자동차, KT, SK텔레콤은 모두 한계단 하락했다.

기후/환경

+

챗GPT로 학교숙제?..."원자력으로 계산기만 쓰는 격"

인공지능(AI)의 탄소배출량이 모델 및 질문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 수준에 따라 최대 6배, AI 모델 수준에 따라서는 최대 50배까지도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대구가 작아졌다"…1990년대 이후 몸집 절반 줄어든 이유

1990년대 이후 대구의 몸길이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이유가 인간의 포획활동을 회피하기 위한 유전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간이 몸집이 큰

열돔에 갇힌 美 대기오염도 악화...뉴욕 3일째 '오존 경보'

미국 중부와 동부를 뒤덮은 열돔 현상이 폭염뿐 아니라 대기질까지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과 롱아일랜드 지역은 지상오존 농도

보조배터리부터 전자담배까지...'패스트테크' 전자폐기물 주범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에 이어 일명 '패스트테크'로 알려진 저가의 소형 전자제품들이 전세계 전자폐기물 문제의 주범이 되고 있다.패스트테크는 휴

졸업식 도중 150명 '열사병'…美 1.6억명 열돔에 갇혀있다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생 150여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현재 미국은 열돔 현상으로 1억6000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