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섬유 필터 의무화 추진하는 유럽...삼성-LG 세탁기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30 07:20:03
  • -
  • +
  • 인쇄
▲세탁기에 장착된 플래닛케어의 미세플라스틱 필터 (사진=언스플래시)

유럽에서 세탁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필터 의무장착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합성섬유는 한번 세탁할 때마다 70만개가 넘는 미세섬유 즉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는데, 이는 대부분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추정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해저에만 1400만톤이 가라앉아있으며 바다 표면에는 24조개가 떠다니고 있다. 이 가운데 35%가 세탁과정에서 발생한 미세섬유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은 세탁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세탁기필터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탁기 필터가 단기간에 미세섬유 배출을 줄일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미세섬유 배출저감을 위한 세탁기필터 의무화를 주장하는 보고서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전달됐다. 보고서는 세탁기필터가 환경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을 90% 이상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연구들에서는 필터 효과를 29%~74%까지 제각각 보고 있다.

영국은 하원의원을 중심으로 오는 2025년부터 세탁기필터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오는 2025년부터 세탁기필터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호주는 오는 2030년까지 신규 세탁기에 미세섬유 필터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한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필터 의무화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국내제품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세탁기능을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아웃도어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최대 60%까지 줄이는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와 건조기를 내놨고, LG전자는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70% 줄인다는 '미세플라스틱 케어코스'를 개발해 자사 '트롬 세탁기'에 적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세플라스틱 저감 세탁기술이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 의무장착을 추진하는 세탁기필터를 대체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유럽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두 회사는 규정에 맞는 필터를 개발해 세탁기에 부착해야 하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유럽의 규제는 세탁기에 별도의 필터를 장착해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미세플라스틱 케어코스와 별도로 필터를 개발해 장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언제 적용할지는 미정이지만 적어도 법이 시행되는 2025년 이전에는 개발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법안의 구체적 내용이나 기준을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안에서 규정하는 미세플라스틱 크기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여기에 맞춰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은 아직은 무리가 있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 내장필터가 의무화되기 전이라도 가능하면 개조된 외부필터를 장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필터가 내장되지 않은 세탁기여도 배출호스에 외부필터를 달면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중에 다양한 필터들이 판매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100달러~300달러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만약 필터를 장착할 여유공간이 없는 등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세탁망을 사용하는 것도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대안으로 꼽힌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美서 쿠팡 '집단소송'...승소시 3300만 피해자 전원에 배상책임

쿠팡을 상대로 국내에서 단체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도 쿠팡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이 제기된다.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승소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기후/환경

+

'물순환 촉진구역' 4곳 지정한다...기후부, 지자체 대상 후보지 공모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물순환 촉진구역 공모'가 처음으로 실시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023년 10월 24일 제정된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韓가전제품 유럽수출 '비상'...EU, 가전·부품도 탄소세 '만지작'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원자재 중심에서 가전·부품 등 완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공기좋던 美 워싱턴D.C 올겨울 대기오염 최악...원인은?

공기질이 깨끗한 도시로 알려졌던 올겨울들어 미국의 워싱턴 D.C.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공기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오염 분석업

필터없이 초미세먼지 99.9% 제거하는 공기청정 장치 개발

필터없이 나노 물방울로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하고 스스로 물까지 공급하는 공기청정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