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가속될수록 이상기후 더 빈번해져"
이달중순 미국 시카고 지역은 4월 낮 최고기온이 136년만에 최고기온인 28.5℃까지 올랐다가, 나흘 후 영하 1.7℃로 떨어졌다. 같은 시기에 방글라데시 다카는 60년만에 낮 최고기온이 40.6℃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도 4월 날씨가 저온과 고온을 오락가락하며 예년과 다른 이상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기괴한 기상 패턴에 대해 '이상기후는 변칙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기후과학자이자 나사(NASA) 연구원인 레슬리 오트(Lesley Ott)는 "최근의 이상기후는 전적으로 인간이 만든 기후위기의 결과"라고 말했다. 가뭄과 폭염, 강설 등 최근의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은 당초 예상했던대로 기후변화가 낳은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나사는 지구 궤도 위에 있는 25개 위성으로 실시간으로 지구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오트 연구원은 "나사는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구의 기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초목, 수증기 및 오존 등 다영한 지표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오트를 비롯한 나사 과학자들은 "최근의 극한 기후들은 한순간의 이상현상이 아닌 나사가 몇년 전부터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로 그것"이라며 "지구는 바로 인간이 주도하는 기후변화로 인해 더워지고 있으며, 그 결과 더 빈번하고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괴한 날씨는 지구촌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미국 중남부와 중서부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거대한 토네이도 습격으로 초토화됐고, 미국 플로리다주 브로워드(Broward)시는 수일간 내린 폭우로 저지대가 잠기는 홍수피해를 겪었다. 이에 플로리다주 론 데산티스(Ron DeSantis) 주지사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이 지역을 재난구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연방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상기후 현상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4월 태국과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40℃가 넘는 이상고온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올 3월 평균기온이 9.4℃로, 기상관측 51년 이래 가장 더운 3월로 기록됐다. 게다가 4월들어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다가 며칠만에 다시 영상 28℃가 넘어가는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레슬리 오트는 이런 현상을 '기묘한 날씨'(weirding of the weather)라고 정의하며 "기후위기가 가속화될수록 이런 현상은 더 빈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레슬리 오트 등 많은 나사 기후과학자들은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 이들은 "중대한 변화를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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