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와 주둥이가 잘린 남방큰돌고래가 서귀포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전 10시께 서귀포시 영락리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수십마리가 무리지어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를 관찰하고자 관광객 10명가량이 탑승한 관광선이 10m 정도 거리까지 접근했다. 그때 수면 위로 떠오른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는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뭉툭하게 잘려나간 상태였다.
날카로운 금속성 선박 스크루에 의해 잘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돌고래 선박관광선이나 낚시체험배들이 많아지면서 돌고래의 신체 일부가 손상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는 낚시체험배가 돌고래 무리를 가로질러 추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속력을 낸 배의 선수와 호흡을 위해 수면위로 올라온 돌고래가 불과 1~2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심지어 여러 척의 관광선박이 돌고래 무리를 포위하듯 움직이기도 한다.
선발들의 이같은 행동은 돌고래 무리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먹이활동과 휴식 시간을 빼앗아 큰 위협이 되며 최종적으로 개체수 감소로까지 이어진다.
해양수산부의 남방큰돌고래 선박 관찰가이드에 따르면 낚싯배와 요트 등 소형선박은 돌고래와 750~1500m까지의 거리에선 속력을 10노트까지 줄여야 하고, 300m 이내에서는 선박의 스크루를 정지해야 하며 50m 이내로 접근해선 안된다. 대형선박의 경우 100m 이내 접근이 불가하다. 게다가 3척 이상의 선박은 돌고래로부터 300m에 접근할 수 없다.
지난해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19일부터 관찰 가이드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5월부터 '남방큰돌고래 생태지킴이' 10명을 투입해 돌고래 관광 선박의 관찰 가이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지만, 대상 지역과 시간대가 광범위해 점검에 한계가 있다.
해양환경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 관광업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태료 200만원 이하로는 업체들을 규제하기 어렵다"며 "규정 위반 반복 업체 영업 정지, 관광선박 접근 금지 구역 및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생태법인 도입 등 더 강력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에서 연중 관찰되는 해양포유류로 현재 약 11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2012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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