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끼면 내비가 펼쳐진다...'AR 스마트 콘텍트렌즈' 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6 10:43:14
  • -
  • +
  • 인쇄
국내 연구진, AR 기반 내비게이션 렌즈로 첫 구현
전기자극에 색 변하는 초미세 3D프린팅 기술적용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전기자극을 받으면 색이 변하는 증강현실(AR)용 콘텍트렌즈를 개발했다. 이 렌즈는 AR 내비게이션 등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과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 3차원(3D) 프린팅센터 설승권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초미세 3차원(3D) 프린팅으로 AR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렌즈는 일반 렌즈처럼 눈에 착장할 수 있고, 전기적 자극을 받으면 색이 변한다. 


증강현실(AR)은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환경을 합쳐져 사용자의 시야에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근 애플 글라스(Apple glass),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 등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착용에 거추장스럽거나 가격이 매우 비싸고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AR기기의 소형화 및 범용성 향상을 위해 콘택트렌즈 표면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LED 불빛을 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까지 AR을 구현할 수준의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가진 AR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구현하기 위해 '메니스커스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했다. 또 특수제작된 '프러시안 블루 기반 프린팅 잉크'와 마이크로 프린팅을 통한 '저전력 전기변색 디스플레이' 그리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프러시안 블루' 소재는 낮은 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한 전기변색 디스플레이가 적합하다. 하지만 기존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프러시안 블루 소재는 전기도금 공정을 사용해야만 전기변색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글자나 숫자,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메니스커스 기반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전기도금 없이도 용매의 자연 증발을 유도해 프러시안 블루 결정체를 형성했고, 노즐 이동을 통해 연속적으로 원하는 형상의 마이크로 패턴을 프린팅할 수 있었다.

메니스커스는 물방울 등이 모세관 속에서 표면장력으로 인해 외벽에 오목한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노즐과 기판 사이에 형성된 메니스커스는 안에서 용매가 증발하며 결정화된다. 기존 전기도금 방식을 사용하면 전압을 인가하기 위해서 기판이 반드시 전도체여야 한다. 하지만 메니스커스 현상을 활용하면 용매의 자연증발로 결정화가 진행돼 기판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의 마이크로 패턴 기술은 평면뿐만 아니라 곡면에도 패턴 형성이 가능하다. 또한 AR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7.2 마이크로미터)으로 아주 미세하며 색상도 연속적이고 균일하다.

▲콘텍트렌즈에 내비게이션 기능이 적용된 전기변색 디스플레이 작동원리 (자료=유니스트)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에 불편하고 값비쌌던 AR 스마트 고글이나 안경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AR 내비게이션이다. 일반렌즈처럼 착용하면 사람의 눈앞에 내비게이션이 펼쳐져 실시간으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외 VR 분야는 물론, 프러시안 블루의 마이크로 패터닝이 필요한 배터리나 바이오센서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임두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번 성과가 AR 분야는 물론, 프러시안 블루의 마이크로 패터닝이 필요한 배터리 및 바이오센서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수요 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