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도전정신'..금융업은 '원칙과 신뢰'
국내 100대 기업의 인재상이 달라졌다. 5년전만 해도 소통과 협력 그리고 전문성을 강조했던 기업들이 올해는 책임의식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요구하는 3대 인재상은 '책임의식' '도전정신' '소통‧협력'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2008년부터 5년 주기로 진행되는 이 조사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공기업과 금융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책임의식'을 내세운 기업은 67개사, '도전정신'은 66개사, '소통·협력'을 강조한 기업은 64개사로 나타났다. 이어 창의성(54개사), 원칙·신뢰(53개사), 전문성(45개사), 열정(44개사), 글로벌 역량(26개사), 실행력(23개사), 사회공헌(14개사) 등의 순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조사에서 올해 인재상은 2018년 조사에서 중위권이던 '책임의식'이 1위로 부상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지난 3번의 조사에서 상위권에 머물렀던 전문성은 6위로 급락했다. 또 지난 조사들에서 포함되지 않았던 '사회공헌'이 인재상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이전보다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요인에 대해 보고서는 "기업은 인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Z세대의 요구에 맞게 수평적 조직, 공정한 보상, 불합리한 관행 제거 등의 노력을 하는 한편, Z세대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조직과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을 요구하는 Z세대가 채용시장이 본격 진출하면서, 기업들도 인재를 평가할 때 책임의식을 중요한 잣대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반면 '전문성' 중요도가 낮아진 것은 "직무중심채용, 수시채용이 확산돼 대졸취업자들의 직무관련 경험과 지식이 상향평준화됐고, 지원자들이 일정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고 지원하고 있어 인재상으로 강조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사회공헌'이 새로운 인재상으로 등장한 것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사회가 기업에게 기후환경과 사회규범 하에 책임있는 주체로서 이윤을 창출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이러한 인식을 구성원에게도 공유하기 위해 인재상에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Z세대도 일을 선택하는데 있어 회사가 세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중시하는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원하는 인재상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의 경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전환, 경기둔화 등 대외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금융‧보험업은 직원의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기업평판이 훼손되고 있어 구성원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하는 '원칙‧신뢰'를 직원이 갖추어야 할 최우선 역량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그리고 무역운수업의 경우 책임의식을 중시하고 있었고, 건설업은 현장 안전 차원에서 다양한 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통·협력'을 최우선 역량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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