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이달 단비에도 해갈 역부족
지난 12~13일 광주·전남 등 남부지방에 30mm~70mm의 비가 내렸지만 워낙 오랫동안 가뭄이 이어진 탓에 해갈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남부지방 가뭄일수는 227.3일로 1974년 이래 가장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가뭄은 6개월 누적강수량을 토대로 산출하는 '표준강수지수'가 -1 이하일 때를 말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6개월 누적강수량이 평년의 65% 수준에 못 미치면 표준강수지수가 -1 이하로 떨어진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기상가뭄 일수는 156.8일로 2015년 168.2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중부지방 기상가뭄 일수는 86.7일이었지만 남부지방 기상가뭄 일수는 227.3일이었다. 이는 종전 기록 2017년 162.3일보다 65일이나 많다.
남부지방 가뭄은 지난해 2월 하순 전남과 경남부터 시작해 4월 중순 경북까지 확대됐다. 3월 초순과 4월 하순 사이엔 충북과 강원에서도 기상가뭄이 발생했다. 지난겨울과 봄 강수량이 적었던 탓에 작년 5월 초순엔 전국이 기상가뭄이었다.
이후 중부지방은 여름 호우가 쏟아져 가뭄이 해소됐지만 남부지방은 연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여름에도 비가 오지 않아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6~8월 중부지방 강수량은 941.3㎜로 평년 강수량(759.6㎜)보다 많았지만, 남부지방은 483.3㎜로 평년 치(704.0㎜)를 크게 밑돌았다. 중부지방과 남부지방 여름철 강수량 차가 458.0㎜에 달했는데 이는 1995년(536.4㎜)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기상청은 작년 봄의 경우 잦은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적게 내렸다고 밝혔다. 여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서로 발달해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중부지방에만 정체전선이 걸치고 저기압이 지나면서 비가 중부지방에만 집중해서 내리고 남부지방에는 오지 않는 상황이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남부지방 가뭄이 1년 가까이 이어지자, 환경부는 오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남부지방 가뭄대책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가뭄과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영산강 및 섬진강 유역에는 많은 비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 기간동안 주암댐, 수어댐, 동복댐 유역에는 각각 54mm, 79mm, 30mm의 비가 내렸고, 섬진강댐 유역에는 17mm의 비가 내렸다.
환경부는 모처럼 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강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주암댐 등 영산강 및 섬진강 유역의 주요 댐이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 이전에 저수위에 도달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용수 수요 및 공급 관리를 논의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남부지방 여러 댐의 저수량이 정상수준이 되려면 앞으로 200~250㎜ 비가 더 내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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