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선언해놓고 한전 주식 늘리려는 국민연금 '그린워싱' 비판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7-01 09: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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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 선언을 한 국민연금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전력공사의 지분을 늘리려고 하면서 '그린워싱' 비판을 받고 있다.

1일 기후솔루션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공동성명을 통해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과 반대되는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전에 대한 투자계획과 관련해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탈석탄 선언을 했다. 또 석탄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어느 정도까지 제한해야 하는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용역 결과가 올 4월에 나왔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가이드라인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난 6월 9일 한전 주식을 약 2200만주 추가 취득하려는 것이 알려지자, 기후솔루션은 "결국 국민연금은 탈석탄을 주장하면서 행동은 다르게 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국민연금은 자금운용 규모가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크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최대 혹은 2대 주주로서 시중은행들에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고, 거의 대부분의 국내 기업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처럼 국민연금은 국내외 금융과 경제에 큰 영향력을 가진 기관"이라며 "국내 금융기관들이 중요한 정책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높은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금융권은 기후금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탈석탄을 비롯한 여러 기후 정책을 서둘러 도입하고 재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탈석탄 정책 확정은 선언 이후 1년이 이미 넘어갔다.

이런 와중에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해 재무적 위기감이 고조된 한전 주식을 추가로 대량 구매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민연금의 재무 건전성이 큰 우려를 받고 있다.

기후 솔루션은 "한전은 최근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화석연료 의존이 심했던 한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연료값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고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것이 한전의 재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기후솔루션은 설명했다. 단체는 "막대한 적자가 누적된 한전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려는 것은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해다.

한전의 화석연료 의존 리스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외 금융권으로부터 예고됐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7년 한전을 투자금지기업으로 지정했고,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2021년 2월 한전 주식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은 "국민연금은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에 한전 같은 화석연료 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등 탈석탄 선언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여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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