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엔 ESG, 한손엔 석탄…국부펀드 KIC의 두얼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9 15:08:10
  • -
  • +
  • 인쇄
해외 석탄기업에 3.6억 달러 투자
장혜영 의원 "탈탄소 정책에 역행"
▲진승호 한국투자공사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 석탄 관련 기업 소유지분이 3억6000여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은 KIC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KIC는 산업용 가스를 판매하는 미국의 에어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즈를 비롯해 해외 석탄 관련 16개 기업에 총 3억5900만달러(약 5000억원 이상)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내용은 독일 비정부기구(NGO) 우르게발트(Urgewald)가 '2021 세계석탄퇴출리스트'(GCEL)에서 처음 공개됐다. 우르게발트는 1992년 설립된 독일의 환경 및 인권 NGO로 유럽 은행 및 해외 기업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으며,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투자자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과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가 석탄 산업에서 철수하게 된 사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게발트는 '누가 아직도 글로벌 석탄 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 석탄 관련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한 은행 및 투자자들을 찾은 후, 연구기관과 함께 재무현황을 분석해 GCEL을 작성했다. GCEL은 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 석탄 관련 기업명 및 지분보유 현황을 담고 있다.

KIC는 지난 2019년 '투자정책서 책임투자 조항 신설' 및 '책임투자 업무지침'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인을 고려한 책임투자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석탄 관련 투자현황 자료 공개 요청에 대해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투자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혜영 의원실 측은 "KIC가 석탄 매출 비중이 특정 기준치를 넘어가는 곳은 배제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고, 매출 비중을 떠나 16개 석탄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투자 비중을 언제 줄일 것인지 그 시점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혜영 의원은 "정부의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발행자금을 위탁받아 환경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하고, 탄소배출감소를 위한 노력을 충실히 기울이고 있다는 KIC가 정작 석탄 관련 기업에 3억6000만달러의 외화를 투자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KIC가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