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밥상 덮친 '폭염·가뭄'...국내 도미노 물가상승 '우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4 15:43:31
  • -
  • +
  • 인쇄
밀 주요생산국 모두 가뭄으로 생산량 감소
국제 쌀값도 '불안'...국내 밥상물가도 들썩
▲서울의 한 마트(사진=연합뉴스)


미국이 '고물가 쇼크'로 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지는 등 전세계가 물가폭등으로 신음하면서 국내 밥상물가에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현재 전세계는 곡물과 채소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값이 폭등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이 전세계 곡창지대를 강타하면서 식량 가격까지 치솟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밀 생산국인 중국과 인도, 미국, 프랑스 등이 심각한 가뭄으로 전년보다 밀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밀 자급률 1% 미만인 국내 밥상물가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제분업계의 주요 수입국인 미국은 가뭄으로 생산량이 8% 줄었고, 프랑스도 가뭄으로 밀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가 밀을 직접 수입하지 않는 인도의 경우도 50도를 치솟는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 13일 밀 수출을 전면 금지시켰다. 밀을 수출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인도 정부가 자국 식량확보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가 사료용 밀을 52%로 수입하는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밀 수확량이 3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5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 가격은 한때 전일보다 5.9% 오른 부셸당 12.47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국내도 이 여파가 미쳐 CJ제일제당의 백설 찰 밀가루(1kg)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3월 평균가격 1955원에서 6월 2240원까지 올랐다. 석달 사이에 약 15% 오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지 며칠이 지나지 않은 3월부터 밀가루 가격은 계속 오름세다.

이미 국내에서는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10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그런데 앞으로 밀 수급이 어려워지면 밀가루 가격은 계속 오르면서, 라면과 빵, 과자 등 식료품 가격인상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올초 줄줄이 인상됐던 라면값은 연말쯤 또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사료용 밀의 가격이 상승하면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미국 육류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소고기 가격을 24% 인상했다. 이에 지난 11일 맥도날드 등 미국의 음식점들은 비용 상승을 이유로 식료품 가격을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료용 곡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축산농가의 원가상승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가격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인 쌀값도 국제시장에서 들썩이고 있다. 밀이 부족하면 쌀로 주식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쌀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지난달 밀과 설탕을 수출금지한데 이어, 쌀까지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국제 쌀 가격은 최근 5개월 연속 완만히 상승해 이미 12개월 내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올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2%로 3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8.6%로 41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미국은 면화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텍사스 지역이 역대급 가뭄이 발생하면서 면화 생산에 차질이 생겨 솜이 들어가는 생리대 품귀현상까지 겪고 있다. 미국의 '고물가 쇼크'는 전세계로 파장이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나라 역시 6개월 내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50년만의 가뭄을 겪고 있어,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입 농산물에서 국내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오르게 되면 결국 밥상물가는 치솟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정부도 부랴부랴 물가안정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지난달 4.3%에서 4.7%로 상향했다. 

한편 정부는 치솟는 밥상 물가 및 생활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물가민생안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6일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KCC, 서초구 주거환경 개선 힘쓴다...9년째 맞은 '반딧불 하우스'

KCC가 서초구와 손잡고 올해도 지역사회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26년 '반딧불 하우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년째 이어

기후/환경

+

봄 건너뛰고 초여름?...美서부, 3월에 30℃ 이례적인 봄날씨

미국 서부지역에 이례적인 3월 폭염이 예보되면서 봄철 기온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브라질 커피벨트 '물폭탄'

브라질 커피 생산의 중심지에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 강우가 더욱 심해질 수

호주, 석탄광산 채굴 2038년까지 연장…1.5℃ 기후목표 '흔들'

호주에서 대형 석탄광산의 채굴기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1.5℃ 기후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

[주말날씨] 드디어 '봄이 왔다'…일교차는 15℃ 이상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완연한 봄날씨를 만끽할 수 있겠다. 다만 일교차는 매우 커서 감기 조심해야 한다.토요일인 14일에는 이동성 고기

온난화로 심해까지 '뜨끈'...미생물은 오히려 활발해진다?

온난화가 심해까지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 미생물 일부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을 가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악재'...이란 '물부족' 사태 더 심해져

기후변화로 수년째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전쟁이 발생하기전부터 가뭄과 폭염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