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서울 마을버스...요금인상이 적자탈출 해법일까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2 17:35:26
  • -
  • +
  • 인쇄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야"... 마을버스 적자 매년 증가 추세
현수막을 부착한 서울의 한 마을버스 


서울 마을버스들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적자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을버스업계는 "요금을 인상하거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버스에 현수막까지 내걸고 있다. 코로나19로 승객수가 급감하면서 적자가 커져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6월부터 운행중단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실제로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을버스 승객은 2019년보다 약 27%(1억1500만명) 줄었다. 승객이 가장 많이 줄어든 노선은 '노원 13번'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57.7%(48만1246명)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마을버스 수입은 전년대비 26.5%(635억원) 쪼그라들었다. 전체 마을버스 노선 249개 가운데 70%에 달하는 175개 노선이 적자때문에 차량운행 횟수를 평균 1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요금인상'이 적자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12일 이영수 공공교통네트워크 운영위원은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승객수가 감소하면서 지원 확대와 요금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이보다 앞서 운영체제부터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마을버스 운영체제를 개편하지 않으면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을버스 적자 지원금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사실 마을버스의 적자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 요금을 인상한 이후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시는 마을버스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해마다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코로나19로 마을버스 승객수가 급감했던 지난해는 무려 350억원을 지원했다. 당초 서울시가 편성한 마을버스 지원예산은 240억원이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이 지원금은 6월에 모두 소진했다. 이에 서울시는 추가로 11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서울시가 편성해놓은 마을버스 지원금은 230억원이지만,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이 지원금도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가 터지기 이전에도 마을버스는 만성적자였다. 재정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서울시 지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영수 운영위원은 "마을버스는 민간이 운영하는 민영제"라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공서비스를 하는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돈을 벌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마을버스가 대중교통 환승시스템으로 편입된 것은 2004년부터다. 버스와 지하철과 함께 마을버스도 대중교통으로 묶이면서 환승할인을 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환승할인으로 발생하는 마을버스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지원금을 주고 있다. 마을버스만 탑승하면 1인당 요금은 900원(현금은 1000원)이다. 그러나 시내버스로 환승하면 1인당 요금은 514원, 지하철·시내버스를 모두 이용할 경우 요금은 336원으로 줄어든다. 이 적자를 서울시가 메워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을버스 회사들은 적자가 나더라도 마을버스 노선을 감축하거나 운영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있다. 2011년 서울시내 마을버스 노선은 210개였지만 2019년 248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노선이 줄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노선권' 때문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마을버스 회사는 한번 노선을 뚫으면 독점적으로 해당 노선을 운영할 권리를 갖는다. 노선권은 사고팔 수도 있고 상속도 가능한 사유재산이다. 노선권을 포기하자니 아깝다. 그러니 마을버스 회사들은 서울시 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수 운영위원은 "마을버스를 민영에서 공영제로 바꿔야 구조적인 적자가 해결될 것"이라며 "서울교통공사가 적자가 나는 노선권을 인수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기후/환경

+

서부는 41℃ 폭염, 동부는 눈폭풍…美대륙 '극과 극' 이상기후

미국 서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데 동부는 폭우·폭설·한파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과극' 이상기후가 일어나고 있다. 서부의 이상고온

바닥 드러나는 댐과 하천들...평년 밑도는 강수에 봄 가뭄 '비상'

예년보다 비가 턱없이 적게 내리면서 봄철 가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도서지역과 서해안, 경남 등 지리적 특성상 외부 수자원 의존도가 높은

"EU, 탄소중립 목표 완화해야"...합의해놓고 뒷말하는 獨 장관

지난해 온실가스를 겨우 0.1% 감축한 독일이 유럽연합(EU)을 향해 탄소중립 목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연방경제에너

기후위기가 '청년소득' 줄인다...알파세대는 2억원 넘게 손실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호주 청소년세대가 평생 약 18만5000달러(약 2억7700만원)에 달하는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글로벌 컨설

기후테크 협의체 '그린테크얼라이언스' 사단법인으로 출범

그린테크얼라이언스(GreenTech Alliance)가 기후환경에너지부 산하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

기온 2℃ 오르면…'식량불안 국가' 3배로 늘어난다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할 경우 식량불안을 겪는 국가의 수가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23일(현지시간) 국제환경개발연구소 보고서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