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에 속도를 내야 할 석유기업 BP가 유가가 오르자 석유사업 투자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싸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BP는 최근 에너지 전환 전략을 조정하면서 탄소감축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히자, 주요 투자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일부 주주들은 BP의 기후전략이 느슨해졌다고 지적하며, 에너지 전환이 뒤로 밀리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BP는 당초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감축을 내세웠지만, 최근들어 석유·가스 사업 비중을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P의 전략변화는 최근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으로 석유사업 수익성이 커지자, 단기 수익을 노리고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문제는 지배구조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BP 경영진이 기후전략 변경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의사결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곧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기후전략과 관련한 경영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투자자들은 관련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겪는 공통된 문제로 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사업 수익이 커지고, 그만큼 에너지 전환 투자 속도는 늦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글로벌 석유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재생에너지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기존 석유·가스 사업을 유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석유 투자확대는 단기적으로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겠지만 기후대응이 늦어지는만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최근들어 기관투자자들이 ESG 경영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는 만큼, 향후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BP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기업의 단기수익과 기후목표가 충돌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특정 기업이 처한 문제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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