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이용료만 보고 덜컥 계약했다가...가전렌탈 구독서비스 '함정'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8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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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가전제품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정수기·비데 등 소형 가전에 이어 냉장고·세탁기·에어컨까지 확산된 가전 구독(렌탈)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월 이용료만 강조하는 판매 방식 뒤에 숨겨진 총 비용과 계약조건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삼성전자·LG전자·코웨이·쿠쿠홈시스 등 주요 사업자 4곳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업체가 월 렌탈료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총 비용이나 소비자판매가격 등 핵심 정보를 충분히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2025년 6월 접수된 가전 렌탈 피해구제 신청은 2624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2년 636건에서 2024년 886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459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계약 관련 불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도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이 부과되는 사례가 55.1%(1446건)로 가장 많았고, 부품 단종이나 사업 중단으로 수리가 불가능한 '품질·A/S' 문제도 34.6%(908건)에 달했다. 특히 정수기가 전체 피해의 58.2%로 가장 많았지만,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 렌탈 피해도 2022년 16건에서 2024년 3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 구조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련 규정은 렌탈료뿐 아니라 등록비·설치비 등을 포함한 총 비용과 제품 판매가격을 함께 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사업자는 특정 품목에만 제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아예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설문 결과 소비자들은 계약 시 총 비용과 제품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응답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위약금 체계도 사업자별로 제각각이다. 현행 기준상 중도 해지 위약금은 잔여 임대료의 10%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최대 30%까지 부과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소비자의 31.4%는 위약금 수준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응답해, 계약 단계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S 문제 역시 사각지대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부품이 없거나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 계약이 일반적인 렌탈 서비스 특성상, 사업 중단이나 부품 단종 시 소비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 필요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사업자에게 △총 비용 및 판매가격 명확 공개 △수리 불가 시 대체·보상 기준 마련 등을 요구했다.

소비자원은 "가전 구독 서비스도 사실상 장기 계약인 만큼, 계약 전 총 비용과 위약금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월 이용료만 보고 계약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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