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사막 공기에서도 물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무와네스 야기(Omar M. Yaghi)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교수는 건조한 사막 공기에서 물을 추출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물부족 국가들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고 21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야기 교수가 설립한 기술기업 '아토코(Atoco)'에 따르면 약 6m 컨테이너 크기의 이 기계에는 야기 교수가 직접 정립한 '레티큘러 화학(reticular chemistry)'이 적용됐다. 레티큘러 화학은 분자를 '레고'처럼 연결해 원하는 구조와 기능을 갖춘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분야다.
분자 구조를 정밀 설계한 소재와 더불어 '초저온 열에너지'(ultra-low-grade thermal energy)만을 사용해 외부 전력망없이 기기를 가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가동되는 기계는 사막에서도 건조한 대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하루 최대 1000리터의 식수를 생산한다.
야기 교수는 "이 기술은 담수화 시설처럼 고염도 농축수를 바다로 방류해 생태계를 위협하지 않는, 기후친화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기술이 "중앙집중식 수자원 시스템이 허리케인이나 가뭄으로 무너질 때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카리브해처럼 극한기후에 취약한 섬 지역에 특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기 교수에 따르면 이번 발명은 그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요르단의 난민 공동체에서 성장한 그는 전기와 수돗물이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그는 "정부 급수차가 1~2주에 한 번 물을 공급하던 시절, "물이 온다"는 소리가 들리면 모든 용기를 들고 뛰어갔다"고 회상했다.
유엔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구가 '글로벌 물 파산 시대'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물 안보가 취약하거나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으며, 22억명은 안전한 식수를 접하지 못하고, 40억명은 연중 최소 한 달 이상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리브해의 경우 지난 2024년 허리케인 '베릴'과 '멜리사'에 주요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수천 명이 식수난에 시달렸다. 카리브해 국가 그레나다의 카리아쿠섬과 프티마르티니크 섬은 이후 건기마다 본섬에서 물을 수입해 버티고 있다.
카리아쿠의 환경공무원인 데이본 베이커는 "이 장치는 외부 전력 없이 작동해 허리케인 이후에도 가동 가능하다"며 "비용·탄소배출·오염 위험을 줄이고, 중앙시스템 붕괴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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