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나비' 美서부에서 99% 감소..."2080년 되면 멸종"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8 10:12:02
  • -
  • +
  • 인쇄
▲제왕나비 (사진=언스플래시)

미국 '나비의 도시'에서 나비가 사라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 위치한 소도시 퍼시픽그로브(Pacific Grove)에서는 호텔의 벽화나 간판, 가게이름 등 제왕나비가 새겨진 곳이 수두룩하다. 매년 가을이면 아이들이 나비 복장을 하고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열리고, 심지어 제왕나비를 해칠 경우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는 조례까지 제정돼 있다. 그래서 이 도시를 '버터플라이타운(나비도시)'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곳에서 '제왕나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미 서부지역에서만 제왕나비 개체수가 1980년대 이후 이미 99% 감소했다고 가디언이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2080년 무렵에 제왕나비가 완전히 멸종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퍼시픽그로브가 제왕나비의 상징도시가 된 이유는 태평양 북서부에서 남하하는 제왕나비들이 매년 늦가을과 겨울을 이곳에서 보내는 주요 월동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수만 마리의 왕나비가 유칼립투스 나뭇가지에 가득 매달려 있고, 주황색 구름처럼 하늘을 뒤덮던 장관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월동기인 지난해 12월 1주일동안 이 지역에서 집계된 나비 개체수는 고작 107마리에 그쳤다. 불과 2022년 같은시기에만 해도 개체수가 1만6000마리였는데 그 사이에 또 급감했다.

제왕나비 개체수 급감의 원인은 살충제, 서식지 파괴, 이상기후 등으로 꼽힌다. 1980년대 이후 해안지역이 개발되면서 나비 서식지가 빠르게 사라졌고, 기후위기로 인한 고온과 가뭄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여기에 살충제 문제가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2024년초 퍼시픽그로브에서 제왕나비 집단폐사까지 발생했다. 조사결과, 폐사한 나비 체내에서 15종에 달하는 살충제가 검출됐다. 유기농으로 표기된 가정용 살충제조차 나비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수백 마리의 나비가 경련을 일으키며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생물학자들에게 제왕나비는 다른 수분곤충들이 처한 위험을 미리 보여주는 '탄광 속 카나리아' 역할을 한다. 무척추동물보호협회의 엠마 펠턴 선임학자는 "제왕나비는 가장 연구가 잘된 나비 중 하나"라며 "이들이 직면한 위협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곤충들이 겪을 위험을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미국 제왕나비를 멸종위기종법(ESA)상 '위협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미 연방정부는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제왕나비는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퍼시픽그로브 시민들이 직접 나비보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이 매주 조사하는 나비의 개체수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 데이터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서식하는 제왕나비의 실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퍼시픽그로브 자연사박물관의 교육매니저 나탈리 존스턴은 집집마다 살충제 사용을 자제하고 토종식물을 심을 것을 호소하면서 제왕나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보호를 촉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종이보다 가벼운 몸으로 하루 160km 이상을 날 수 있는 강인함, 애벌레에서 나비로 우화하는 극적인 변신은 많은 이들에게 상징이 된다"며 "제왕나비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준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가녹색기술연구소 5대 소장에 '오대균 박사' 임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제5대 소장으로 오대균 박사가 5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오 신임 소장은 오는 2029년 2월 4일까지

기초지자체 69% '얼치기' 탄소계획...벼락감축이거나 눈속임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가가 정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이상의 목표를 수립한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초지자체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기후/환경

+

북극곰 서식지까지 넘보는 美...북극 석유·가스 개발추진

북극곰과 순록 등 북극의 야생동물 서식지가 석유개발 대상지역에 포함될 위기에 처했다.미국 정부는 알래스카 북극권에 위치한 보호구역 일부를 에

바닷물 고수온이 '엘니뇨' 재촉..."2027년 지구기온 역대급될 것"

2027년 전세계 평균기온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기상청과 미국 해양대기청, 세계

'불의고리' 이번엔 멕시코에서 5.7 지진...수도까지 '흔들'

멕시코 중부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일어나 수도 멕시코시티까지 흔들렸다.멕시코 국립지진청에 따르면 8일 오후(현지시간) 오후 3시 42분경 태평양 연

제주에 '눈폭탄'...강풍까지 몰아쳐 한때 1.3만명 발묶여

주말동안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 도로는 물론 공항까지 한때 마비됐다가 현재 제주국제공항의 기상특보가 모두 해제돼 항공편 운항이 정상화되고 있다

[영상]기후변화가 '밥상물가' 흔든다?...기후플레이션의 실체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기후재정 늘린다더니...英 개도국 기후 지원금 20% '싹뚝'

영국 정부가 기후위기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지원금을 20% 이상 삭감한다고 5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원을 늘리겠다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